【추억 속으로】 담배

유성문 주간 승인 2021.05.15 11:14 의견 0

나는 몰랐다. 논두렁에 앉아 탁배기 한잔에 시름없이 빨아대는 아버지의 담배가 갖는 의미를. 손가락 끝마디까지 빨갛게 타올랐다 사그라지는 불꽃이 어쩌면 아버지의 타는 가슴이었음을. 지금도 꽁초 하나까지도 모두어 빨부리로 빨아대는 아버지의 주름진 손에 슬며시 고급담배를 쥐어주면서, 애당초 아버지의 담배에는 어떤 ‘환희’도 없었음을 비로소, 나는 알았다.

저작권자 ⓒ 고양파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