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필성의 대선무문(大選無門)】이준석 당 대표 탄생, ‘유쾌한 반란’이 시작된다

강필성 승인 2021.06.04 16:38 | 최종 수정 2021.06.04 17:25 의견 0

여의도가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로 들썩거리고 있다. 야당 전당대회지만 여당도 누가 당 대표에 오를지 초긴장하고 있다. 간만에 야당 차원의 행사가 국민의 이목을 끌고 있는 셈이다. 그 중심에는 이준석 당 대표 후보가 있다. 85년생으로 올해 한국 나이가 37살이다. 금배지는 한 번도 단 적이 없다. 하지만 중진 의원들과 당권 경쟁에서 크게 앞서 나가고 있다.

만약 이준석 후보가 제1야당의 당 대표가 된다면 여야 풍경은 어떻게 바뀔지 상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일단 당 대표로 후보로 나선 중진 의원들은 뒷방의 할아버지 신세로 전락할 것이다. 특히 유력한 당 대표로 알려졌던 나경원, 주호영 의원은 정치적 생명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

또한 국민의힘 대선 풍경도 바뀔 수 있다. 일단 이준석 후보는 대선출마 40세 이상 규정으로 못나온다. 현재 국민의힘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잠룡을 보면 홍준표, 안철수, 원희룡, 유승민 등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불러서 정계에 입문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이후 유승민 전 대표와 함께 바른미래당에서 함께했고 이후 ‘박근혜 키즈’에서 ‘유승민 키즈’가 됐다.

이번 당 대표는 내년 대선을 관리해야 하기에 중립적인 위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승민 대망론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아울러 윤 전 총장도 조기에 당에 안착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악연이 있는 윤 전 총장은 친박근혜계보다 친이명박계와 가깝다. 이준석 후보 역시 친박계와는 거리가 멀다. 결국 이준석 당 대표 탄생은 범야권 대권경쟁에서도 신선하고 새로운 인물이 더 각광을 받을 여지가 많다.

한편 민주당은 이준석 당 대표가 현실화될 경우 ‘노땅 정당’, ‘꼰대 정당’으로 낙인찍힐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가뜩이나 ‘점잔빼고 권위적이다’라는 평을 받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다. 게다가 63년생으로 한국 나이로 60세가 다 됐다. 근 20년 이상 차이 나는 젊은 당 대표와 마주앉아 얘기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곤혹스러울 수 있다. 여야 당 대표와 영수회담을 개최해야 하는데 30대 당 대표가 무슨 돌발 제안을 할지 예상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기존 정치 문법과는 다른 이 후보 돌출 발언으로 문 대통령 역시 ‘꼰대’ 이미지가 드러날 수 있다. 총리와 국회의장까지 한 정세균 전 총리도 이준석 후보 관련 ‘장유유서’라고 말실수해 꼰대 정치인이 되어 버렸다.

민주당 대선판도 바뀔 수 있다. 민주당은 ‘빅3’로 통하는 이재명, 이낙연, 정세균 3인방에 기타 대선 후보군도 많지만 아직 지지도는 미약하다. 또한 젊은 후보로 그나마 눈에 띄는 대선후보는 박용진 의원이 71년생으로 50대 초반이다. 40대 대선후보는 없다. 이준석 당 대표 탄생으로 박용진 의원이 그나마 수혜를 입을 수 있을 전망이다.

여당은 대선뿐만 아니라 당내 초선의 입지가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 부산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한 이후 조국사태 관련 사과 발언을 한 초선 6명은 '초선6적'으로 난타를 당한 후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여당 초선들은 친문, 친노 당내 중진들의 입김에다 친문 강경파 지지층으로 인해 숨도 쉬지 못하고 있는데, 야당 30대 당 대표의 탄생으로 제 목소리를 낼 공산이 높다. 특히 청와대와 당이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나 당 중심으로 옮아갈 수 있다. 특히 청와대와 각을 세울 경우 현재 권력과 당내 미래권력이 충돌할 가능성도 높다. 이게 이준석 당 대표 당선을 야당보다 여당이 더 긴장하는 이유다. <언론인>

**편집자 주 : 본 칼럼은 필자 개인의견이며,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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