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종수의 수읽기】 언론에 관한 짧은 상념

손종수 시인/바둑칼럼니스트 승인 2021.07.14 11:59 의견 0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실체를 밝히고, 허수아비로 앉아있던 박근혜 씨를 대통령의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단초가 된 태블릿PC는 ‘손석희’ 사장이라는 영향력 있는 앵커와 ‘<jtbc>’라는 메이저급 취재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한때 공중파를 압도하며 국민신뢰도 최고의 정점을 찍었던 <jtbc>는 손 사장이 보도부문에서 밀려나자마자 바닥으로 추락했다. 현재까지 그들이 보여준 보도의 행태를 보면(뭐? 김건희 씨 박사학위 논문의 표절률이 16%에 불과하다고? 조사방법을 비틀어 나쁜 수치를 내려주는 짓은 조작이나 다름없다. 차라리 보도를 하지 마라) <jtbc>가 다시 공중파를 딛고 최고의 위치로 날아오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워 보인다.

유튜브 ‘<열린공감TV>’는 손석희 사장이 이끌던 <jtbc>의 전성기를 떠올리게 한다. 중앙일보그룹 같은 막강한 배경도 없고, 손 사장처럼 절대의 영향력을 가진 앵커도 없이 어떻게 이런 위중한(주류를 참칭하는 쓰레기언론들과 거대기업, 거대야당이 밀고 있는 지지율 1위의 대선후보와 얽힌) 진실을 보도할 수 있었을까. <열린공감TV>의 강진구 탐사기자, 김두일 작가, 감독, 연출자들의 노고와 희생에 박수를 보낸다. 당신들이 최고다.

이즈음의 ‘<경향신문>’에서 기자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부끄럽지 않을 사람은 ‘강진구’ 기자 한 사람뿐일 것 같다. 의혹이 많은 전직 검찰총장 대선후보의 인터뷰를 전면 톱 시리즈로 연재한 <경향신문>은 언론으로서의 생기를 잃었다. 해괴한 인터뷰이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쓰는 글은 칼럼도, 기사도 아니다. 전 국민에게 진실을 알리는 특종이 될 수 있었던 강진구 기자의 기사게재권을 박탈하고 내근직으로 발령을 내린 행태는 촛불을 들고 부당한 권력을 밀어낸 민주시민들이 오래 전 국민주식으로 출범시킨 ‘<한겨레>’ 이상으로 사랑했던 <경향신문>의 얼굴에 오물을 끼얹는 짓이다. 적어도 <경향신문>만큼은 계란판, 포장지, 라면냄비받침이라는 조롱, 그 바깥에 있었으면 좋겠다.

**편집자 주 : 본 칼럼은 필자 개인의견이며,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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