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필성의 대선무문】 5년 ‘場’ 서니, ‘光’ 팔러 나온 사람들

강필성 언론인 승인 2021.07.16 14:43 | 최종 수정 2021.07.16 18:50 의견 0

여야 잠룡군이 본격적으로 3.9 대권레이스에 돌입했다.
5년마다 열리는 한국 대선이 8개월뿐 남지 않았지만 후보들은 넘쳐나고 있다. 여야 본선 진출 후보는 각각 한 명이 되겠지만 현재로선 춘추전국시대다. 이런 현상은 여권이나 야권 모두 뚜렷한 1등 후보가 존재하지만 “이대로 가겠느냐”는 2군 주자들의 기대감과 여권은 비주류, 야권은 제3지대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게다가 대선이 끝난 후 3개월도 안 돼 치러지는 지방선거의 존재도 일조하고 있다. 이미 여러 대선에서 보듯 광역단체장 자리가 차기 대권 도전에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1차 컷오프를 마친 민주당은 6명의 대선후보가 결정됐다. 이광재 전 의원은 정세균 전 총리로 단일화해 물러났고 양승조 충남지사, 최문순 강원지사는 컷오프됐다. 이광재 전 의원이나 양승조 지사는 ‘광역단체장 재출마’, 3선 연임제한에 걸린 최문순 지사는 여권 재집권 시 정부 요직이나 금배지를 염두에 둔 대권행보로, 진작부터 본선 진출 가능성을 여권에서조차 낮게 봤다.
생존한 일부 인사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당선보다 ‘몸값 올리기’를 위한 출마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여당에서 1등을 달리는 이재명 지사와 총리와 국회의장을 지낸 이낙연, 정세균 등 빅3를 제외하고는 ‘여성 총리’ 혹은 서울·대구시장 출마’(추미애), ‘총리나 차차기’(김두관), ‘서울시장 출마나 차차기’(박용진)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정권 재창출을 위해 대권레이스에 올인하고 있는 후보를 고르자면 지난 대선에 출마한 홍준표 전 대표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한 황교안 두 인사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의 경우 정권교체 시 총리나 장관, 또는 차차기를, 박진·하태경 두 인사는 서울시장·부산시장 출마용, ‘지지율 0%“인 김태호 의원 역시 존재감 과시를 통한 차기 총리를 염두에 둔 이름값 높이기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야권후보로 분류되면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총장이나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예외는 아니다. 윤석열 전 총장의 경우 ‘반문재인 연대’를 통한 정권교체에 방점을 찍으면서 ‘밀알론’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전 검찰조직의 수장으로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을 막고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한 출마가 아니냐는 시각이 존재한다. 최재형 전 원장 역시 대통령 당선보다 정권교체를 통한 차기 정부에서 요직을 기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야 모두 ‘러브콜’을 받고 있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경우 몸값을 한껏 끌어올려 이번 대선에서 ‘다크호스’로 나서면서 여야 누가 정권을 잡든 요직에 기용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양수겸장 카드라는 분석이다. 여의도에서는 김 전 부총리가 과거 여야 대선후보로 출마를 저울질하다 포기한 정운찬 전 총리와 유사한 길을 걷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5년마다 열리는 대선판은 중앙권력과 정부 요직에 가고 싶은 인사들이 불나방처럼 날아드는 권력의 향연장이다. 최소 5년 이상을 공을 들여 만든 자신만의 상품을 소비자인 국민들에게 알려 제대로 된 평가를 받는 자리다. 큰 장이 섰으니 광 팔러 나오는 인사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87년 체제 이후 간선제가 아닌 직선제 도입으로 여야 모두 당원과 국민들이 모여서 후보자를 선출해 가짜 후보가 진짜 후보 행세하기 힘든 환경이 됐다. 여야 모두 가짜 후보는 걸러내고 국민들과 국가를 위할 진짜 후보가 유권자들의 최종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수십 차례의 선거를 통해 국민들은 이미 훈련이 너무나 잘 돼 있는 데다 현명하기까지 하기 때문이다.

**편집자 주 : 본 칼럼은 필자 개인의견이며,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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