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초목이야기】 개암

밤보다 못하다는 '개밤'이 개암으로 변했다. 사투리로는 '깨금'이라고도 한다.

홍은기 온투게더 대표 승인 2021.07.30 11:31 | 최종 수정 2021.07.30 12:30 의견 0
개암나무 Corylus heterophylla Fisch. ex Trautv., 1844. 자작나무과 개암나무속 낙엽 활엽 관목


밤보다 못하다는 '개밤'이 개암으로 변했다. 그래서 개암의 한자 이름은 '산반율(山反栗)', '진율(秦栗)'로 밤 '율(栗)"이 들어간다. 개암이 크기는 작아도 고소하고 담백해서 밤에 비할 바가 아니다.

개암의 영어 이름은 개암나무속 Hazel 열매 nut라는 '헤이즐넛'으로 부른다. 헤이즐넛 커피로 익숙하지만 정작 헤이즐넛 향 커피일 뿐이다. 헤이즐넛이 커피보다 비싸 인공향을 쓴다. 개암으로 만든 잼을 먹어야 제맛이다.

사투리로는 깨금이라고도 한다. 개암을 깨물면 딱하는 소리가 의외로 크게 난다. 전래동화에서 금 나오는 도깨비방망이를 내팽개친 채 혼비백산 도망치게 만든 게 개암이다.

폭염 속에 한참 영글고 있는 개암을 만났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를 보듯 모자를 푹 뒤집어쓴 수줍은 얼굴의 개암이었다. 개암나무는 개암을 싸고 있는 모인꽃싸개가 종 모양이고 통 모양으로 길게 뻗친 물개암나무, 참개암나무와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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