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필성의 대선무문(大選無門)】 이재명 후보에게서 노무현이 연상되는 까닭

강필성 언론인 승인 2021.10.09 09:29 | 최종 수정 2021.10.11 00:55 의견 0

민주당 경선이 막바지에 달했다. 하지만 여당에서는 어차피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재명 지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대이'다. 서울·경기 경선이 남아 있지만 서울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이기더라도 경기도에서 이 지사가 압도적인 표를 받아 승리할 경우 결선투표 없이 여당 후보에 오를 전망이다.

국민의힘의 경우 윤석열 전 총장을 턱밑까지 추격한 홍준표 전 대표가 막판 뒤집기가 가능할지 관심사다. 문제는 이재명 지사에 맞서 양 후보는 모두 가상대결에서 오차범위 밖에서 지는 것으로 나타나 이 지사 캠프는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의도에서는 이 지사가 과연 끝까지 웃을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해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검찰은 이미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윗선이 누구인지를 캐고 있는 상황이고, 또 다른 이 지사의 최측근 인사가 등장할 경우 이 지사의 대권가도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이미 여의도에서는 이 지사가 본선 후보가 되면 야당에서 큰 거 한방을 터트려 치명타를 입힐 것이라느니, 조폭 출신 인사가 이 지사를 겨냥한 기자회견이 준비돼 있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다.

이런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친문 강경파 진영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을 태세다. 이미 10월 7일에 ‘친문재인’ 성향 단체가 “이재명 경기지사가 자신의 변호사비와 관련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이 지사를 검찰에 고발까지 한 상황이다. 이 지사 캠프는 발끈하면서 ‘관용 없는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이렇다 보니 이 지사를 보면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연상되는 까닭이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비주류였던 노 전 대통령은 이회창 후보에 맞서 크게 지는 여론조사가 나오면서 당내 주류였던 국회의원들이 후단협까지 만들어 ‘노무현 흔들기’에 돌입했고, 결국에는 노 전 대통령은 당 밖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극적으로 노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 단일화에서 승리하고 끝까지 완주해 대통령직에 올랐지만, 결승전을 앞두고 두 번이나 준결승전을 치른 셈이다.

이 지사 캠프 내에서도 ‘노무현의 길을 걷는게 아니냐’는 우려감이 없지 않았다. 사실상 우군관계인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경선 중에 열린민주당과 당대당 통합을 꺼낸 배경이기도 하다. 민주당 위성정당이자 친문 정당인 열린민주당은 3명의 국회의원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대선이 5개월도 남지 않았지만 대선 후보를 선출하지 않고 있다.

6명의 의원을 갖고 있는 정의당은 심상정·이정미 두 인사가 경선을 하고 있다. 물론 국민의당 역시 3명의 의원을 갖고 있지만 경선을 하지 않는 이유는 안철수라는 인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결국 친문 강경파 진영에서는 만약 이 지사가 노무현 후보처럼 야당 후보와 맞대결에서 현저하게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도덕적으로 치명타를 입어 대선 패배가 짙어질 경우를 대비해 열린민주당에 친문 성향에 맞는 후보를 장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주류에서 비주류로 전락하는 것을 우려한 친문 인사들의 탈당해 열린민주당으로 입당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존재한다. 물론 이 지사가 현재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대장동 게이트와 무관하다는 검찰발표가 이뤄질 경우에는 이는 시나리오에 불과하다.

하지만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다.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래서 추 전 장관이 뜬금없이 경선 중에 ‘열린민주당과 통합’을 부르짖고, 이 지사가 직접 페이스북에 쌍수를 들며 환영한 이유다.

**편집자 주 : 본 칼럼은 필자 개인의견이며,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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