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필성의 대선무문(大選無門)】 대권 3수 도전 안철수, 끝까지 완주할까?

강필성 언론인 승인 2021.11.05 10:46 의견 0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선 출마 선언을 했다. 삼수째다. 안철수 대표가 출마할 때마다 붙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단일화다. 안 대표는 이번 대선에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선이 목적입니다”라며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1대1로 붙어서 이길 수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누가 (단일화) 압력을 받겠습니까? 이번 경우는 국민의힘이 압력을 받을 것입니다”라고 완주 입장을 밝혔다.

안 대표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와 단일화를 했고, 2012년에는 치열한 협상 끝에 투표를 불과 3주가량 남기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했다. 이후 2017년 대통령 선거와 2018년 지방선거,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까지, 안 대표가 나서는 큰 선거 때마다 ‘단일화’라는 말이 마치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막판 오 시장과 단일화해 패배한 게 최근 전력이다.

안 대표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이끌며 무려 38석을 차지했다. 21대 총선에서는 비례대표 3석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개인 지지율도 2017년 제19대 대선에서는 21.4%였던 것이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10% 안팎으로 내려앉았다. 이번 대선 결과에 따라 그간 한국 정치에서 숱하게 명멸해간 ‘제3지대 후보’의 전철을 밟을 수도, ‘중도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막판 결국 단일화를 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번 대선은 벌써부터 여야간 치열한 ‘일대일’ 대결 양상을 보고 있다. 선거 막판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가 접전 양상을 보인다면 안 대표에 대한 보수진영의 단일화 요구가 거셀 전망이다.

그렇다면 안 대표가 과연 이번 대선에서도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단일화 제안에 양보한 것처럼 국민의힘 후보에게 양보할 것인가가 최대의 관심 포인트다.

박빙의 대선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보이는 안 대표의 단일화 수용은 대선에서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공산인 높다. 5%대의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끝까지 완주하고 안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할 경우 정권교체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 그래서 여의도 주변에서는 ‘새우싸움에 고래등 터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로 국민의힘 후보가 안철수 대표에게 DJP 단일화처럼 총리직이나 종로 재보선 공천을 보장할 경우 안 대표 입장에서 거절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소문이 벌써부터 돌고 있다. 당장 홍준표 후보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과 같은 단일화를 언급했다.

안 대표는 ‘당선이 목표’라거나 ‘내가 정권교체 적임자“라고 완주 의지를 드러내고는 있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은 그가 정치적으로 내공이 많이 쌓였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제20대 대통령 선거까지는 120여 일, 넉 달가량 남았다. 선거 구도는 몇 번쯤 흔들릴 수 있다. 그 핵심은 지지율이다. 안 대표의 지지율이 두 자릿수를 지키거나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 맞서 턱없이 지는 경우 그의 몸값은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 반대의 경우에는 안 대표의 정치적 생명은 끝이다.

그간 단일화는 항상 선거가 막판에 이뤄졌다. 지난 2012년 단일화를 했던 안 대표와 내년 3월 9일 대선을 앞두고 단일화 밀당을 벌여야 하는 안 대표, 과연 그가 얼마나 정치적으로 성장했느냐, 아니면 여전히 ‘철수 정치’를 하느냐를 보는 것도 이번 대선의 관전 포인트다.

**편집자 주 : 본 칼럼은 필자 개인의견이며,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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