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문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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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9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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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핑크스는 묻는다. “아침에는 네 발로, 한낮에는 두 발로, 저녁이면 세 발로 다니는 동물은 무엇인가?” 네 발로 기던 아침을 지나, 두 발로 뛰던 한낮, 그리고 이제는 세 발로 걸어야 할 저녁을 앞두고 있다. 돌아보니 아득한 세월이었다. 이번에는 어둑한 골목 한쪽에 버려진 세발자전거가 내게 묻는다. “네 발로, 두 발로, 세 발로 이어지는 삶의 길에서 당신을 이끌어준 힘은 무엇이었는가?” 내가 처음 세발자전거를 타던 날, 아버지는 다리 힘이 모자란 나를 위해 자전거에 줄을 걸어 앞에서 끌어주었다. 어머니는 내가 자전거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한쪽 손으로 나를 붙잡으며 조심스레 안장을 밀어주고. 두 발로 서서 세상을 걸어오는 동안에도 내가 삶의 무게로 주저앉지 않도록 끌고 밀어주는 어떤 힘들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다시 저 세발자전거 위에 올라타면 끌고 밀어줄 어떤 힘이 아직 세상에 남아있기는 할까.
_연재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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