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할 권리】 그 소를 먹일 줄 아는구나

혜범 스님/원주 송정암 주지 승인 2023.08.29 09:00 | 최종 수정 2023.08.29 09:43 의견 0

어느 날 노스님이 오셨었다.

“여기서 무엇을 하느냐.”

“소를 먹이고 있습니다.”

“소 먹이는 일을 어떻게 하느냐.”

“한 번이라도 소가 풀밭에 들어가면 고삐를 끌어당깁니다.”


“네놈이 그 소를 먹일 줄 아는구나. 그래, 소 한 마리 잡았다고 세상 다 뚜드려 잡은 것 같으나? 이놈아, 배추모종을 그렇게 달게 심어 되겠느냐?”

"저는 작은 것이 좋습니다. 환영의 이 몸, 비료를 주지 않아 이놈의 배추는 그저 제 손바닥만하게 밖에 커지지 않습니다."

"그래 그 잡은 소새끼는 어찌했는고?"

"자아, 내려가시죠. 스님 좋아하시는 콩국수 삶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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