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필성의 대선무문(大選無門)】이재명의 경선 1등 전략 통할까?

강필성 언론인 승인 2021.07.26 13:35 | 최종 수정 2021.08.13 13:37 의견 0

이재명 지사가 이낙연 전 대표와 네거티브 혈투에서 일단 우위를 유지한 모습이다.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지사가 이 전 대표를 넉넉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전문가들조차 이 지사가 실보다 득이 많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재명 캠프에서는 당내 경선 주자들의 공격에 무대응 전략으로 선회하는 대신 야당 공세에는 적극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이낙연 캠프에 몸 담고 있는 설훈 의원이 ‘이 지사 욕설 들으면 그 인성을 인정 못하겠다’며 재차 형수 욕설에 대해 언급했다.

하지만 이재명 캠프에서는 네거티브에 대응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 이재명 캠프에서는 ‘경선승복 서약’ 제안했다. ‘명낙대전’으로 불릴만 큼 치열하게 싸워봤자 승자가 누가 되더라도 상처뿐인 영광이 될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이낙연 전 대표만 부각시키는 네기티브전에 응하지 않고 이젠 1등 선거 전략으로 방향을 틀겠다는 심산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시작은 추미애 전 장관이 시작했지만 열린민주당과 합당 카드에 적극 호응하는 점 역시 1등 전략의 일환이다.

최근 추미애 전 장관이 기자회견을 통해 “열린민주당 지도부와 당원들은 문재인정부의 탄생과 촛불 민주주의를 함께 이뤄낸 동지들”이라며 “문재인 정부 2기이자 민주정부 4기 수립을 함께 이뤄내기 위해 열린민주당 동지들과 다시 만나자”고 통합에 운을 띄웠다.

이에 이재명 경기지사도 추 전 장관의 제안에 대해 “창당에 대한 견해차로 출발은 달리했지만, 이제 더 크게 하나 되어 제4기 민주 정부 수립에 함께해야 한다”며 반겼다.

친문 주류의 적극적인 지지를 기대했던 추 전 장관이었지만 실제 지지율은 크게 못 미치면서 자신을 적극 지지하는 열린민주당 지지층을 끌어들여 표를 얻겠다는 심산이다. 또한 당내 1등을 달리고 있는 이재명 지사를 측면 지원하면서 후일 도모까지 노린 일석이조다.

이재명 지사 입장에서는 그동안 말하고 싶었지만 직접 하기에는 부담이 큰 이슈를 추 전 장관이 던져줬으니 크게 환영할만한 일이다. 당내 비주류이자 비문인 이 지사는 민주당 후보가 돼 원팀을 강조한다고 해도 당 밖 친문 강성 정당인 열린민주당은 또 다른 부담이다.

만약 2002년 비주류였던 노무현 후보처럼 야당 후보에 맞서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고 당내 강성 친문파들이 열린민주당 대선후보와 단일화를 압박할 경우 별 수 없이 여권 단일화의 길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은 정몽준 후보에 맞서 극적으로 이겼지만 이 지사 역시 같은 길을 걸을지는 미지수다.

열린민주당이 누구를 내세울지도 변수이고 일단 친문 후보를 내세울 경우 친문은 현재 당 안팎의 주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선 전에 합당이 진행된다면 앓던 이가 빠지는 격이니 격하게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아울러 당내 이슈도 전환시키고 1등 주자로서 위상도 보일 수 있는 1석3조이다.

여의도에서는 윤석열 전 총장이 국민의힘 후보가 될지 아직 미지수지만 민주당 본선 후보로 이재명 지사가 결국에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런 면에서 경선승복서약을 언급하거나 열린민주당 합당 카드를 꺼내든 건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궁극적으로 1등 주자로서 취해야 할 전략이다.

이재명 지사가 민주당 후보가 된다면 당연히 경선 주자들을 다 안고 가야 한다. 이재명 지사가 다 안고 가도 내년 대선은 박빙 구도다. 경선 경쟁자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지지자들까지 물 샐 틈 없이 챙겨야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온다는 점을 다시 한번 명심해야 한다.


**편집자 주 : 본 칼럼은 필자 개인의견이며,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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