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필성의 대선무문(大選無門)】송영길 vs 이준석 대선 관전법

강필성 언론인 승인 2021.12.04 16:10 의견 0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그림자 대표로 변신해 이재명 후보를 잘 보좌하다 인사 사고를 쳤다. 본인이 직접 나서 이재명 선대위에 야심차게 영입한 외부인사 1호가 중도사퇴의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원인은 개인사가 문제 됐지만 이후 대응이 문제다. 이재명 선대위측에서는 “공직에 나갈 사람도 아닌데...”라며 너무 꼼꼼하게 언론과 야당이 공직자 인사청문회 하듯 털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여의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유력한 캠프에 요직에 간다는 것은, 차후 정권을 잡았을 때 역시 요직에 갈 기회가 많다는 것을 말이다. 이로 인해 송영길 대표는 대표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그동안 이재명 후보가 이재명당을 선언한 이후 송 대표는 쥐죽은 듯이 지냈다. 임종석, 우상호, 이인영과 함께 ‘86운동권’을 대표하는 정치인이지만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고개를 숙였다. 정치권에서는 차기 총리를 내정 받았다는 등 소문마저 돌았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변했다. 더 이상 ‘86운동권’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사라졌다. 대체 언제 때 운동권인가. 명칭도 386, 486에서 586으로 바뀌어 왔다. 나아가 20년 가까이 기득권을 누려왔던 이들이 이준석 30대 당 대표 등장, MZ 세대 영향력 확대, 젊은 보수, 비주류 대선후보의 등장으로 주무대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는 시대적 환경도 조성됐다. 본인들도 과거처럼 튀는 언행은 바로 부메랑이 돼 더 빠르게 소멸될 것이라는 직감하고 있다. 송 대표가 대선 정국에서도 조용하게 있는 이유다.

반면 이준석 대표는 물 만난 고기처럼 대선판에서 튀고 있다. 30대 젊은 나이에 꿈도 야무진 그다. 윤석열 후보는 자당 대선후보임에도 불구하고 별로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 분위기다. 윤 후보 측도 마찬가지다. ‘윤 후보가 떨어져야 차차기 기회가 온다’는 이야기를 들먹이며 이 후보를 깎아내리고 있다.

특히 현재의 갈등은 윤석열 측근들이 대놓고 당 대표를 ‘애 취급’하면서 패싱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당을 지켜야 할 당 대표 입장에선, 대선 정국을 통해 윤석열당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윤 측근들의 압박도 못마땅할 수밖에 없다. 당무를 접고 지방으로 떠돌아 다니는 이유다.
홍준표·유승민 의원도 마찬가지다. 윤석열 후보 측근들이 보수 판 갈이를 시도하는데 주 청산 대상이 대구·경북 인사들이다. 두 사람이 경선에서 깨끗하게 승복 선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는 이유다. 이준석 대표와는 결이 다르다. 이 대표는 자신의 꿈 때문에 윤 후보와 각을 세우고 있는 반면 홍준표·유승민은 ‘어떻게 지켜온 당인데 빼앗길 수 없다’라는 절박감이 엿보인다.

여야 당 대표를 비롯해 주류 세력들의 정치적 운명은 내년 대선 승부 결과에 따라 바뀔 것이다. 또한 당의 운명도 마찬가지다. 여야 공히 대권과 당권이 맞물려 돌아가고 있어 더 흥미진진하다.

**편집자 주 : 본 칼럼은 필자 개인의견이며,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고양파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