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도덕경】 63. 易細 (이세) : 쉬움과 미세함

김규철 서원대학교 교수 승인 2022.09.01 09:38 의견 0

(1) 도덕경에는 삶의 지혜가 들어있습니다.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격언집으로 읽으면 좋습니다.

(2) 한글 위주로 읽기를 바랍니다.

(3) 읽는 도중에 나오는 도를 아는 사람, 도가 있는 사람, 성인, 통치자, 지도자, 왕 등은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고 싶은 나’로 치환하여 읽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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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易細 (이세) : 쉬움과 미세함

爲無爲, 事無事, (위무위, 사무사,)

무위의 태도로 일을 하고, 방해하지 않는 방법으로 일을 하고,

味無味。(미무미.)

무미(담백)를 맛으로 삼는다.

大小多少, (대소다소,)

대는 소에서 생겨나고, 많음은 적음에서 생겨나며,

報怨以德。(보원이덕.)

덕으로써 원한을 갚는다.

圖難於其易, (도난어기이,)

문제를 처리할 때는 쉬운 것부터 해야 하고,

爲大於其細。(위대어기세.)

큰 성과를 이루려면 미세한 데서부터 접근해야 한다.

天下難事, 必作於易; (천하난사, 필작어이)

천하의 모든 어려운 일을 할 때는, 반드시 쉬운 데서부터 시작하고,

天下大事, 必作於細。(천하대사, 필작어세.)

천하의 큰일을 할 때도, 반드시 사소한 부분부터 시작해야 한다.

是以聖人 (시이성인)

그래서 도가 있는 사람은,

終不爲大, 故能成其大。(종불위대, 고 능성기대.)

끝까지 자기가 위대하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큰일을 해낼 수 있다.

夫輕諾必寡信, (부경낙 필과신,)

쉽게 약속하는 사람은, 약속을 가벼이 여겨 신용을 잃을 수 있듯이.

多易必多難。(다이 필다난.)

일을 너무 쉽게 보는 사람은, 많은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다.

是以聖人猶難之, (시이성인 유난지,)

그래서 도가 있는 사람은, 일이 생기면 매사에 신중하기 때문에,

故終無難矣。(고종무난의.)

어려움을 당하지 않는다.

하재열 사진작가의 심상

우리는 이렇게 이해했다.

★★★ 문제는 쉬운 것부터 풀고, 성과는 사소한 것에서 비롯된다.

어떤 사람들은 쉽게 말할 수 있는 것도 어렵게 말한다. 일상어로 말해도 충분한 말을 굳이 옛 성인이나, 철학자 등의 말을 인용하여 말에 권위를 붙인다. 전문용어를 남발한다. 문제는 그 말을 다 듣고 나면 말은 화려했으나 알맹이는 보잘 것 없는 경우가 많다. 우리 일상에서 자주 목격되는 경우이다. 나도 그렇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경우의 문제는 문제의 본질에 집중하지 않고, 문제를 어떻게 화려하게 꾸밀 것인지에 골몰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인생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어떻게 인생을 살 것인지’가 핵심이지, ‘인생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인생이 무엇인지 알려고 애를 쓴다. 부질없는 짓이다. 지금 코앞에 있는 일부터, 쉬운 일부터, 미세한 일부터 차근차근 신중하게 처리하면 인생은 탄탄대로가 되어 만족한 인생이 되겠지만, 약속이나 일을 쉽게 얕잡아 보면 반드시 재미없고 어려운 인생을 살게 된다. 코앞의 일을 제대로 못하면, 아무리 멋진 거시적인 시각을 가졌어도 한 갓 별 볼일 없는 떠버리가 될 뿐이다.

<글쓴이>

김규철 / 서원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hohoqc@naver.com

총니(丛妮) / 서원대학교 국제학부 조교수

nini58323@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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