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임홍열 의원, “고양시 요진측으로부터 수천만원 상당 도면 제공 받아”

이정형 부시장 , “시청사 이전 설계검토 위한 도면” 답변
임 의원, “공공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 해당 법률 위반”

김아름 기자 승인 2023.06.27 11:54 | 최종 수정 2023.06.27 12:49 의견 0

고양시의회 임홍열 의원은 “고양시가 시청사 이전을 위해 수천만원 상당의 청사 배치용 내부 인테리어 도면을 요진 측으로부터 제공받았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백석 요진업무빌딩 전경.


고양시가 시청사 이전을 위해 수천만원 상당의 청사 배치용 내부 인테리어 도면을 요진 측으로부터 제공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고양시의회 임홍열 의원은 “고양시가 백석동 업무빌딩을 시청사로 사용하기 위해 이해관계자에게 직접 청탁해서 도면을 받은 것이 행정사무감사에서 확인됐다”라고 7일 밝혔다.

이정형 부시장, “요진업무빌딩 설계 담당 업체에서 그려준 것”

임홍열 의원에 따르면 “6월 고양시의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이정형 고양시 제2부시장을 상대로 요진업무빌딩(백석동 ‘Y-CITY 도시개발’ 관련 요진개발로부터 기부채납 받은 업무빌딩)을 시청사로 사용하기 위한 도면의 출처에 대하여 질의한 결과, 이정형 부시장은 ‘시청사를 이전하기 위해 설계검토를 해봐야 되기 때문에 그 검토를 위한 도면으로 요진업무빌딩 설계를 담당하는 업체에서 그려준 것’이라고 대답했다”라고 밝혔다.

임홍열 의원이 6월 고양시의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이정형 부시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이어 “이정형 부시장이 출석한 6월 16일 고양시의회 건설교통위 도시균형개발국 행정사무감사 답변 속기록을 보면 ‘그 건물을 설계한 사람들이 제일 건물을 잘 알기 때문에 요진의 협조 하에 설계한 사람들이 우리가 검토할 수 있도록 도면을 달라고 했고...’로 돼있다”라면서 “이는 공직자가 이해관계인 요진에게 직접적인 청탁을 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으로 심각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제공받은 도면 간부회의 및 직원 월례회에서 시연

이정형 부시장은 제공받은 도면을 간부회의 및 직원 월례회에서 시연했다고 답변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임홍열 의원이 “(도면을) 혹시 간부회의에서 시연했느냐”고 묻자 이정형 부시장은 “간부회의 및 직원 월례회에서 시연”했다고 인정했다.

이에 임홍열 의원은 공직자가 고양시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요진 측에게 직접 청탁해서 부적정하게 제공받은 도면에 고양시 공식 심벌마크를 무단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어진 이정형 고양시 제2부시장의 답변 속기록을 보면 “제가 조금 실수했는지 체크를 해보겠습니다. 왜 그게···그것을 부탁하니까 아마 표지에 그렇게 썼을 수도 있는데요. 굉장히 좋은 지적인 것 같습니다. 그것도 앞으로 참고해서 반영을 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기록돼 있다.

고양시의회 건설교통위 도시균형개발국 행정사무감사 속기록(2023년 6월 16일)_임홍열 의원실 제공


임홍열 의원은 이 답변의 내용을 분석해보면 ‘부탁을 해서 그렇게 썼을 수 있다’라는 부분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고양시 관내 D건축사 사무소에 문의한 결과 “단순 조감도가 아니라 국내 최상위의 건축사무소에서 그릴 수 있는 ‘청사배치용 실내인테리어 도면’으로 낮게 잡아도 2,000만원에서 3,000만원 이상 비용을 들어야 그릴 수 있는 도면”이라는 답변이 왔고, 건축연구소 K모 대표는 “3,600~4,000만원 정도는 줘야 하지 않겠냐”는 답변이 왔다고 밝혔다.

“고위공직자가 이해관계인에게 수천만원 상당 도면 청탁”

이같은 답변에 대해 임홍열 의원은 3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 ‘시청이전’의 직접적 수혜자이면서, 고양시와 각종 소송의 당사자인 요진 측에 고양시 공식 심벌마크가 새겨진 수천만원에 상당하는 시청 이전에 필요한 인테리어 도면을(A3용지 36페이지) 그려 달라고 청탁한 점 ▲시장이 주재하고 3,000명 이상의 공직자가 시청하는 고양시 간부회의 및 직원 월례회의에서 공공연하게 시연한 점 ▲고양시의회 해당 건설교통위 상임위원장에게 고양시 문서인 것처럼 설명한 것 등이 그것이다.

임 의원은 “2급 상당의 고위공직자가 이해관계인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도면을 청탁하고 그 도면을 공공연하게 시연한 점은 공공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로 해당 법률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강조했다. 또 “검토해야 하는 법률로는 제3자 뇌물죄,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부정 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등의 위반 문제와 공문서·공도화 위변조 문제도 따져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임 의원, “백석동 시청 이전...요진 자산가치 당연히 상승”

고양시와 요진개발은 각종 소송으로도 얽혀 있는 소송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우선 백석동 Y-CITY 도시개발사업 관련, 요진 측의 공공기여 미이행(공공기여 이행일: 2016년 요진 Y-CITY 준공일)으로 <건물 신축 및 기부채납 이행 청구 소송>이 2022년 10월까지 이어졌다.

요진업무빌딩은 최근 고양시의 상고 포기로 2심 결과 고양시 소유로 확정됐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올해 1월 4일 기존 주교동 고양시청사 건립작업을 중단하고 백석동 요진업무빌딩으로 고양시청 이전을 발표했다.

임홍열 의원은 백석동 요진업무빌딩으로 시청을 이전한다면, 이 업무빌딩 주변은 요진그룹 땅과 건물이 ‘⊃’형으로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요진의 자산가치는 당연히 상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고양시와 요진 측은 요진업무빌딩 기부채납 이행지연, 학교용지 기부채납 이행지연과 관련한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 중이고, 추가로 백석동 Y-CITY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초과이익 환수소송도 예정돼 있다.

한편 시청이전에 필요한 도면제공을 직접 요청했다고 답변한 이정형 고양시 제2부시장은 고양시 도시계획을 총괄하는 고양시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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