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초목이야기】동장군
눈 속에 파묻혔어도 초록을 유지하고 있는 수호초
홍은기 온투게더 대표
승인
2024.01.03 09:01
의견
0
새해 아침, 눈 속에 파묻혔어도 초록을 유지하고 있는 수호초와 눈이 마추쳤다. 잎사귀 몇 잎이 노랗게 변하기는 했지만 힘을 잃고 있지 않아 보였다. 어느 때보다 힘들었던 지난해를 이겨내 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있는 듯싶다.
동장군을 꽃말로 쓰고 있는 수호초다. 엄동설한을 끄떡없이 이겨낸다. 햇빛이 부족한 음지라도 견뎌낸다. 수호초는 그렇게 늘 푸르게 쑥쑥 잘 자란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수호초를 부귀초(富貴草 훗키소)라 부르는 모양이다.
그런데 수호초 秀好草라는 이름은 생뚱맞다. 수호천사 守護天使, 이런 걸 기대했지만 아니었다. 스승이 좋아하는 풀이라니 싱겁기 그지 없다. 우에키호미키 植木秀幹와 우리나라 식물분류학계 태두 이창복이 사제지간이었다.
수호초 원산이 일본이라서 그렇다. 우에키가 수호초를 우리나라에 들여오면서 이창복이 명명했다. 그럴 수 있는 일이지만 수호초 입장에서는 개명하고 싶을 거다. 대법원 판례를 보더라도 이름은 자기결정권 영역이라지 않는가?
* 이 글은 '초목이야기' 블로그에서 더 많은 사진과 함께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고양파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