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 김규철 에세이, 『 나는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
지나 온 삶에 대한 정직한 직시...살아갈 날에 대한 어른의 언어
조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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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8 10:53 | 최종 수정 2024.07.1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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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사라졌다.
어른이 길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초심을 잃어버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나는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
어른이 사라졌다. 어른이 길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길을 잃었다는 것은 나의 길이 아닌 남의 길을 가는 것이다. 잘못된 길이다. 다른 말로 초심을 잃어버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나는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
니체는 인간 정신의 변화를 낙타, 사자, 어린이 세 단계로 나누었다. 낙타는 ‘노(No)’라고 말할 줄 모르는 복종하는 삶을 산다. 사자는 “아니, 난 이것을 하고 싶다”고 말할 줄 안다. 어린이는 목적도 목표도 없이 그냥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스스로 돌아가는 놀이동산과 같다. 어린이는 정직하다. 생각과 말과 행동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초심이 살아있다.
그런 어린이도 시간이 지나면서 때와 장소 상황의 유불리에 따라 다르게 행동하기 시작하면서 못된 어른이 된다. 초심이 변질되기 때문이다. 이 또한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다. 사람들은 왜 맛집을 가고, 또 고집하는가? 한결같은 초심 때문이다.
20년 전 아버지와 함께 갔던 냉면집, 이제 아버지는 안 계시고, 아버지 생각이 나면, 도리 없이 그 냉면집을 찾아간다. 그곳의 냉면맛은 지금도 그때 그 맛이다. 음식 맛이 같으니 그때 함께 냉면을 먹었던 돌아가신 아버지를 만날 수 있다.
초심이 수십 년 동안 지켜지고 있으니 최고 맛집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한결같은 음식 맛은 아버지와의 추억의 맛도 되고, 친구와의 우정의 맛도 되고, 아내와의 행복한 맛도 된다.
우리에게 맛집이란 언제든 그때 그 맛, 그때 그 추억을 소환할 수 있는 타임머신 같은 곳이다. 초심은 마지막까지 처음처럼 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자기가 얻은 것보다 좋은 것을 남에게 주려고 애쓰는 마음이기도 하다. 길을 잃기 전 어른의 본래 마음과 같다.
저자 김규철은
현 서원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로 국민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동 대학원 디자인학 박사이며, 제일기획 크리에이티브팀 근무했다. 저서로는 『효과적인 아이디어 발상법: I CAN DO』, 『우리의 삶과 예술』, 『디지털 시대의 광고 크리에이티브』, 『사랑한다면 따귀를 때려라: 아들과 친구와 벗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왜 문화정체성인가』, 『광고 창작 기본』, 『제일기획 출신 교수들이 쓴 광고·홍보 실무 특강』, 『생각 있는 광고이야기(광고 에세이)』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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