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필성의 대선무문(大選無門)】이낙연, 이재명에게 ‘골든크로스’ 이뤄낼 수 있을까?

강필성 언론인 승인 2021.07.16 12:25 | 최종 수정 2021.08.02 12:26 의견 0

민주당 이낙연 후보의 추격이 매섭다.

여당 내 1위 자리를 지키던 이재명 후보가 ‘바지발언’ 시작으로 기세가 꺾이더니 급기야 이낙연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좁아졌다. 특히 친문 적자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대법원 최종 유죄판결로 이번 대선에서 출마하지 못하게 되자 지지를 보류하던 친문 강성 지지층이 이낙연 후보에게 쏠리면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뿐만 아니라 호남 남북전쟁을 예고하면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세균 후보의 지지율이 제대로 반등하지 못한 탓도 한몫하고 있다. 친문과 호남에서 지지를 받아야 할 정세균 후보는 이낙연 후보와 지지층이 겹친 것이 오히려 악재가 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김부선·형수욕설 등 이재명 후보의 도덕성이 재차 도마 위에 오르면서 지지율이 빠진 측면도 있다. 이재명 후보는 백제 발언을 통해 네거티브 공격으로 지지율이 정체되자, '호남후보 필패론'까지 거론하며 경선판을 더욱 과열시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이낙연 후보 측에서는 이재명 후보를 지지율에서 역전할 ‘골든크로스’가 임박했다고 들떠 있는 모습이다. 그 근거로 오는 8월 15일 1차 일반 국민과 당원들 중심의 선거인단 개표가 한 자릿수 차이로 질 경우, 친문 주류가 다수인 당원, 대의원 표에서 크게 앞선다면 역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연 이낙연 캠프의 바람대로 골든크로스가 이뤄질 수 있을까. 산에 오르다 보면 정상까지 가기 전에 반드시 ‘깔딱고개’를 넘어야 한다. 이는 낮은 산이건 높은 산이건 똑같이 적용된다. 하물며 변화무쌍한 한국 대선에서 대통령에 오르기 전에는 수많은 ‘깔딱고개’를 넘어야 대통령직에 오를 수 있다.

오히려 경선에서 치열한 검증이 본선에서 약이 될 수 있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박근혜 두 후보 간의 치열한 검증공방이 본선에서 도움이 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이재명 후보가 빨리 꺼내든 측면이 없지 않지만, 이번 대선에서 ‘호남후보 필패론’과 ‘영남후보 필승론’은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미칠 공산이 높다. 과거 DJ를 제외한 진보진영이 정권을 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영남 보수표 분산이 일조한 게 사실이다.

DJ조차 DJP 연합에 이인제 등장으로 보수표가 분산되면서 당선됐다. 이후 부산 출신인 노무현-문재인 두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데에는 부울경 지역의 지지표가 한몫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내년 치러지는 대선은 지역선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여야 후보군을 보면 영남 출신이 과반이 넘는다. 민주당을 보면 호남 출신은 이낙연·정세균·박용진, 영남후보는 이재명·김두관·추미애 후보로 반반이다.

국민의힘의 경우 서울 출신인 윤석열·황교안 두 인사를 제외하고 홍준표·최재형·김태호·유승민 4명이 영남 출신이다. 안철수 대표까지 합치면 5명이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충청도가 고향이다.

현재 거론되는 여야 후보 중 반 이상이 영남 출신이라는 점은 역대 대선에서 영남표가 승패를 좌우해 왔다는 반증이다.

이낙연 후보가 민주당 본선 후보가 된다면 야권은 ‘누가 나와도 이긴다’는 의식이 팽배해져 더욱 치열하게 진행될 공산이 높다. 이 점은 기회요소이자, 위협요소다. 위협요소는 적전 분열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고, 기회요소는 흥행몰이를 통해 대선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위협요소를 기대하기는 야권발 반문 정서가 너무 강하고 정권교체 의지가 높은 게 현실이다.

반면 이재명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될 경우엔 야권 후보는 원팀을 강조해 조용하게 치러질 공산이 높다. 이는 야권 입장에서 적전 분열이라는 위협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흥행몰이는 물 건너가게 된다. 물론 영남표 분산의 위기요소가 그 자리를 대체할 공산이 높다.

과연 민주당 진성당원들은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호남 후보냐 영남 후보냐, 선택의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편집자 주 : 본 칼럼은 필자 개인의견이며,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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