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필성의 대선무문(大選無門)】 1人3票, 50대를 잡아라!

강필성 언론인 승인 2021.09.01 10:20 의견 0

내년 ‘3.9대선’의 최대변수는 무엇일까. 선거전문가들은 세대 간 투표율을 들고 있다. 특히 50대 투표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연령대 특성상 50대는 보수성향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았다.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정치적 성향이 보수화되는 현상이 나타난 까닭이다.

그러나 지난 대통령 선거를 기점으로 세대별 인식 변화가 진행되고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50대 중반을 기점으로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분석이 나타나고 있다. 즉, 선거를 좌우하는 핵심 연령대가 50대라는 것이다. 특히나 박빙 속에 벌어지는 내년 대선에서 여야는 ‘50대 표심’을 잡기 위해 혈투를 벌일 전망이다.

작년에 치러진 총선 결과를 보면, 50대 유권자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에 투표한 비율은 각각 49.1%, 41.9%였다. 유권자 수가 가장 많고 이념 스펙트럼이 넓은 50대는 전통적으로 스윙보터(swing voter,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로 분류된다.

지난해 12월 기준 50대 인구는 853만명으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많다. 과거 ‘투표율이 높으면 특정 정당이 유리하다’는 공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 오히려 ‘어떤 연령대가 투표를 많이 할 것인지’가 판세를 좌우할 공산이 높다.

요즘 50대는 10년 전 50대와는 다르다. 젊은 시절 민주화 운동을 경험한 바 있어 여전히 진보성향이 남아 있다. 현 정권이 개혁에 대한 신뢰와 부동산 안정 등 국정 운영에 대한 실력을 보인다면 대선 정국에서 50대의 지지가 확대될 수 있겠지만, 개혁 후퇴와 부동산 폭등이 지속될 경우 50대의 심판론을 부를 공산도 높다.

한 마디로 유동성인 높은 집단이다. 특히 50대는 과거보다 상당히 젊은 세대로 인식되고 있다. 반면 현실은 부모 봉양과 자녀 교육. 내집 마련 등 경제적인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이념상 진보성향이 남아 있지만 현실에서는 보수성향을 띌 수 있다. 그래서 50대를 생활 보수로 분류하기 한다. 이런 점 때문에 선거에서 2030세대와 비슷한 일정 정도의 스윙보터로 불리는 까닭이다.

나아가 50대는 선거에서 1인3표 역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세대다. 대한민국 가정을 3인으로 가정했을 때 본인과 배우자, 그리고 투표권을 지닌 자녀와 소통을 통해 표를 모을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 과거 50대 아버지는 엄격했고, 가족들 먹여 살리느라 선거나 투표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물론 자녀들에게 특정 후보를 찍으라는 말도 좀처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 50대 다수는 대학을 나와 선거가 국민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아울러 학생운동과 촛불집회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광장문화를 체험한 참여형 세대다. 또한 과거 어른 세대 못지않게 자녀들과 소통하고 대화를 선호한다. 이에 차기 대권을 노리는 여야 대선후보들이 50대 표심을 잡기 위해 분주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도 50대지만 여야 대선후보를 보면 심경은 복잡하다. 진보, 보수, 여야를 떠나 성에 차는 인물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연히 투표는 한다. 괜찮은 후보자가 생기면 배우자와 자녀에게도 당당하게 밝힐 것이다. 부디 내년 3월 9일 대선 전에 50대가 기쁘게 투표할 수 있는 후보가 나타나길 기원해 본다.

**편집자 주 : 본 칼럼은 필자 개인의견이며,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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