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필성의 대선무문(大選無門)】 1위 이재명 지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 ‘완장정치’

강필성 언론인 승인 2021.09.15 13:35 | 최종 수정 2021.09.16 13:34 의견 0

이재명 경기지사가 민주당 경선 초반 5연전에서 승리하며 캠프가 들뜬 분위기다. 2위인 이낙연 전 대표는 전남에서 압승하고 광주에서 우세를 통해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전남에서 이기더라도 민주당 성지인 광주에서 진다면 사실상 민주당 본선 후보는 이재명 지사가 무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1차 컷오프를 끝낸 국민의힘은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4명 후보 중 한 명이 최종적으로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위 자리를 두고 각축을 벌이는 윤석열, 홍준표 둘 중 한 명이 될 공산인 현재로선 높아 보인다.

이재명 캠프에서는 이재명 대 윤석열이건 이재명 대 홍준표건 대진표가 어떻게 짜이든 승리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윤 전 총장은 ‘장모 리스크’에 ‘고발사주’ 의혹으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홍 전 대표는 막말과 자질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재명 지사 역시 ‘불안하다’는 점이 약점이지만 상대방 단점이 더 커보이는 게 승리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재명 캠프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여의도에서는 캠프 공식인원이 만 명이 넘을 것이라는 소문부터 측근, 출신, 지역별로 넘버링을 통해 '성골, 진골, 6두품'으로 나누어져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벌써 나오고 있다.

특히 여의도에서 제일 많이 회자 되는 말이 ‘누가 누가 실세다’라는 말이다. 자가발전일 가능성이 높지만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거의 사실처럼 보이기도 한다. ‘누가 실세다’ 하면 이재명 캠프 인사들로부터 바로 나오는 반응은 ‘나 잘 알아’ 아니면 ‘별거 아니’라는 반응이 많다.

아무래도 질 좋은 자리는 한정돼 있고 갈 사람은 많다 보니 동아줄을 잡으려는 심정을 모르는 바 아니다. 이렇다 보니 기업 대관업무들뿐만 아니라 공직에 있는 고위 공무원들까지 이재명 캠프에 줄을 서려고 난리다. 인사 민원도 넘쳐난다.

문제는 이재명 캠프 내 삐뚤어진 일부 참모들에 의해 ‘완장정치’ 현상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 복심, 측근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줄을 세우고 자리를 보장하는 등 실세임을 자랑하는 인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례로 정세균 전 총리가 중도하차 하자마자 몇몇 의원들뿐만 아니라 참모들까지 ‘경선후보 사퇴문’이 마르기도 전에 이재명 캠프에 들어가려고 난리다. 그런데 이낙연 캠프는 영입을 위해 ‘읍소’하는 반면,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행동하는 이재명 캠프 사람들은 을의 자세가 아닌 갑의 자세로 대하는 모습이다.

‘대세론’에 기댄 이재명 캠프 사람들의 잘못된 ‘완장정치’는 화를 부를 공산이 높다. 경쟁자들에게 반전의 기회를 주고 응집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대선에서 ‘이회창 대세론’, ‘이인제 대세론’이 있었지만 성공하지 못한 이유가 ‘완장정치’로 보이지 않는 인의 장막을 쳤기 때문이다. 말이 '용광로 캠프'이지 속사정은 ‘그들만의 정권’, ‘그들만의 권력 놀음’으로 전락해 중도층을 흡수하는 데 실패했다.

이재명 지사는 앞으로 두 번의 인적 쇄신의 기회가 있다. 한번은 본선 후보가 되고 당 중심의 선대위를 출범시킬 때다. 이때 이 지사가 어떤 용인술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본선 성패가 달라질 수 있다. ‘완장정치’, 호가호위 정치를 하는 사람들을 2선으로 후퇴시키고 통합형, 화합형 인사를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 '성골'이니 '진골'이니 '6두품'이라는 말이 재차 나와서는 안 된다.

또 한번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인 인수위 구성할 때다. 이때는 이 지사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인사들을 삼고초려, 아니 '십고초려'라도 해서 모셔야 한다. 측근 정치, 가신 정치, 문고리 정치가 횡행한다면 정권 출범부터 삐그덕거릴 수 있다. 지금 이재명 지사가 대선가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려면 하늘에서 점지해야 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편집자 주 : 본 칼럼은 필자 개인의견이며,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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