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필성의 대선무문(大選無門)】 윤석열이냐, 홍준표냐... 보수의 ‘딜레마(dilemma)’

강필성 언론인 승인 2021.10.22 10:52 | 최종 수정 2021.10.22 17:51 의견 0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경선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최종 후보가 결정되는 11월 5일까지는 3주 정도의 시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본경선에서 예비경선보다 높아지는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감안 하면 ‘보수의 심장’ TK의 표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보수 성향이 강한 TK지만 현재 1, 2위를 달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전 대표를 두고 선택의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일단 영어의 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TK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확실하게 곁을 주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통령 구속 수사에 앞장선 주역으로 인식하면서 ‘비토정서’가 밑바닥에서 흐르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경선에서 영남 보수진영을 대변해온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홍준표 캠프에 입성했고 친박 대표 주자인 홍문종 전 의원도 합류했다.

그렇다고 TK 민심이 홍준표 전 대표에 ‘쏠림현상’을 보이는 것도 아니다. 친박계 4선인 윤상현 의원의 경우 윤석열 캠프에 합류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윤석열 캠프의 핵심 인사들은 비박계이자 친MB계 인사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결국 본선 경쟁력의 윤석열이냐 영남 보수를 끌어안을 홍준표냐를 두고 TK 민심은 딜레마에 빠져 있는 셈이다. 특히 이런 고민은 호남 출신 이낙연 후보가 경선에서 떨어지고 영남 출신 이재명 지사가 민주당 후보로 당선되면서 더 고민스러워졌다. 윤석열이든 홍준표든 누가 나서도 이 지사를 이기는 결과가 나온다면 더할 나위가 없지만 실제로 두 후보 모두 이 지사에게 오차 범위내 안팎에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는 여론조사가 더 많은 게 현실이다.

가끔 보수 성향의 매체에서 조사한 여론조사의 경우 홍준표 후보가 이 지사를 이기는 결과가 나오기도 하지만 여야 후보 대선 지지율 조사 다수는 윤석열 총장이 이재명 지사를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전 총장이 여론조사에 이 지사와 홍 전 대표를 압도하지 못하자 홍 전 대표는 박근혜 정서를 자극하면서 강경 보수의 지지를 자극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최대 강점이 ‘반문재인 연대’ 선두주자로서 본선 경쟁력인데 오히려 ‘1일1망언’으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TK 민심이 홍준표 전 대표를 전폭적으로 지지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역선택의 우려감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홍 전 대표는 야당의 대선후보로 나서 탄핵정국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에 맞서 적잖은 표를 가져갔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과거 이회창 전 총재처럼 보수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보수층에 인식을 심어 주는 데 실패했다. 그 이유는 ‘막말정치’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영남 보수층에서는 과연 과거 이회창, 박근혜 같은 보수의 품격을 지닌 지도자가 될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런 정서에 여당에서 이재명 후보에 맞서 만만하게 보는 후보가 윤석열 전 총장보다 홍준표전 대표라는 윤석열 캠프의 역선택 주장도 어느 정도 영남 표심에 영향을 주고 있다. 결국 ‘본선 경쟁력’과 ‘보수 정체성’을 두고 TK가 어떤 선택을 할지가 두 후보의 희비를 엇갈리게 할 전망이다.

물론 본선 무대에 이미 올라 기다리고 있는 이재명 후보 입장에서도 누가 경쟁자가 되느냐에 따라 꽃길이냐 가시밭길이냐가 결정될 전망이다.

**편집자 주 : 본 칼럼은 필자 개인의견이며,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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