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초목이야기】 검정알

똥 냄새가 진동할 것만 같은 이름과 달리 쥐똥나무 꽃향기는 무척 매혹적이다

홍은기 온투게더 대표 승인 2021.11.03 09:00 의견 0
쥐똥나무 Ligustrum obtusifolium Siebold & Zucc., 1846. 물푸레나무과 쥐똥나무속 낙엽 활엽 관목


10월과 11월 사이에 검은색으로 익는 작고 둥근 모양의 핵과 열매가 하필 쥐똥처럼 보인다고 해서 쥐똥나무로 불리게 됐다. 북한에서는 이를 두고 검정알나무로 부르고 있으니 인식의 차이가 하늘과 땅만큼이나 크다고 하겠다.

쥐똥나무는 5~6월에 새 가지 끝에서 아주 작은 흰색 꽃들이 수없이 많이 핀다. 똥 냄새가 진동할 것만 같은 이름과 달리 쥐똥나무 꽃향기는 무척 매혹적이다. 그래서 쥐똥나무라는 이름이 더욱 의아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낮은 산지의 숲에서 흔하게 자라는 쥐똥나무지만 요즘에는 생울타리가 되어 더 자주 만날 수 있다. 묶다는 뜻의 라틴어 리가레 ligare에서 유래된 리거스트럼 Ligustrum 속명답게 가지가 유연해 울타리로 쓰기에 안성맞춤인 거다.

생울타리가 되어 허구한 날 가지치기를 당해 키가 작게 보일 뿐 2~4미터까지 자라는 쥐똥나무다. 덕수궁에 가 보면 중화전 행각 옆에서 가지치기 하지 않고 제대로 큰 커다란 쥐똥나무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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