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초목이야기】 검정알
똥 냄새가 진동할 것만 같은 이름과 달리 쥐똥나무 꽃향기는 무척 매혹적이다
홍은기 온투게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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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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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과 11월 사이에 검은색으로 익는 작고 둥근 모양의 핵과 열매가 하필 쥐똥처럼 보인다고 해서 쥐똥나무로 불리게 됐다. 북한에서는 이를 두고 검정알나무로 부르고 있으니 인식의 차이가 하늘과 땅만큼이나 크다고 하겠다.
쥐똥나무는 5~6월에 새 가지 끝에서 아주 작은 흰색 꽃들이 수없이 많이 핀다. 똥 냄새가 진동할 것만 같은 이름과 달리 쥐똥나무 꽃향기는 무척 매혹적이다. 그래서 쥐똥나무라는 이름이 더욱 의아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낮은 산지의 숲에서 흔하게 자라는 쥐똥나무지만 요즘에는 생울타리가 되어 더 자주 만날 수 있다. 묶다는 뜻의 라틴어 리가레 ligare에서 유래된 리거스트럼 Ligustrum 속명답게 가지가 유연해 울타리로 쓰기에 안성맞춤인 거다.
생울타리가 되어 허구한 날 가지치기를 당해 키가 작게 보일 뿐 2~4미터까지 자라는 쥐똥나무다. 덕수궁에 가 보면 중화전 행각 옆에서 가지치기 하지 않고 제대로 큰 커다란 쥐똥나무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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