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필성의 대선무문(大選無門)】이재명, ‘비욘드’(Beyond) 문재인 ‘팔로우’(Follow) 노무현

강필성 언론인 승인 2021.12.21 16:04 의견 0

이재명 후보가 ‘처가리스크’, ‘준비되지 않은 발언’ 등 상대방의 연이은 실점에도 불구하고 골든크로스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윤석열 후보에게 투영되면서 정책 행보, 친서민 행보, 탈지역 행보도 모두 묻히고 있다.

이 후보가 윤 후보에게 지지율 역전을 이뤄내기 위해선 과감한 변신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후보 앞에 놓여진 카드는 그리 많지 않다. 정책선거가 옳지만 실제로 국민들에겐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민감한 현안은 가급적 뒤로 하고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게 맞지만 패배한다면 공약은 장밋빛 공약으로 희망 고문이 될 뿐이다.

이재명 후보에게 놓인 숙제는 명확하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통해 내가 해도 정권교체라는 말을 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임기 말 대통령임에도 불구하고 역대급인 40%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팬덤도 강해서 차별화가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 정책이든 소신 발언이든, 한번 어긋나면 친문 강성 지지층이 들고일어날 태세다. 당장 민주당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한 이낙연 전 대표가 선대위 합류를 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살아있는 대통령과 동행하자니 위험성이 적지 않다. 정권교체 요구가 50%대를 상회한다. 그런데 대통령 지지율은 40%다. 역대급 임기말 지지율이다. 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무난히 지거나 박빙 속 패배일 뿐이다.

방법이 없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스승이자 대통령을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따라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지만, 한국 정치사에 커다란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특히나 ‘바보 노무현’으로 자발적 정치적 팬클럽을 만든 유일무이한 정치인이다. 노 전 대통령의 업적에 대해 찬반이 갈릴 수 있지만 그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은 그가 떠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기억하고 기리고 있다. 그중 문재인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가장 큰 수혜자다.

하지만 대통령에 도전하는 이재명 후보 입장에서는 넘어야 할 산이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과 가치 승계가 문 대통령과 차별화보다 우선해야 한다. 그다음이 문 대통령과의 관계다. 단순 차별화는 블랙홀이다. 때문에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발판으로 문 대통령을 넘어야 한다. 대신 한 손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꿈꿨던 세상을 이루기 위한 것이란 점을 강조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노무현과 이재명은 닮은 구석이 많다. 이 후보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된 후 노 전 대통령 묘소를 방문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노 대통령이 가고자 한 길,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이 내가 말하는 대동 세상, 함께 사는 세상과 똑같다. 가는 길도 같고 살아가는 방식도 같고, 생각하는 것도 같다"며 "앞으로도 그 길을 계속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권양숙 여사는 이재명 후보에게 “노무현 대통령을 가장 많이 닮은 후보”라며 “어려운 얘기를 되게 알아듣기 쉬운 비유와 표현을 하는 것만 봐도 노무현 대통령과 여러 가지 닮은 점이 많다”고 말했다.

답은 언제나 자신에게 있다. 어렵게 갈려면 한없이 어려운 게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는 길이다. 역대 대통령을 보면 모두 다 힘들게 대통령직에 오른 것만은 아니다.
지금 이재명 후보 상황은 ‘모 아니면 도’가 아니다. 선택의 문제일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넘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따를 것을 권한다.

**편집자 주 : 본 칼럼은 필자 개인의견이며,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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