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업의 일상통신】 그는 대통령이 되지 못할 것이다

_미래의 대통령을 예측하는 몇 가지 방법

원동업 <성수동쓰다> 편집장 승인 2022.01.06 12:45 의견 0

그 후보는 대통령이 되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그의 말이고, 또 하나는 그가 이뤄놓은 결과다. 대통령은 말하는 직업이다. 요리사는 칼을 잡고 일하고, 운전사는 핸들을 잡고 차를 이동시킨다. 대통령은 오로지 글과 말로서 자신의 업무를 수행한다. 그러니 말을 잘 읽으면 그가 보인다. 그가 이뤄놓은 결과 역시 그가 이룰 결과를 읽는 지표다.

타임머신이 미래에 발명될까? 그러지 못할 거라고 스티븐 호킹 박사는 단언했다. “미래에서 온 사람이 없었으니까.” 이것이 호킹의 증거였다. 역설적이지만, 이는 세상의 진리다. 대통령이 될 수 있으려면 이미 대통령처럼 말해야 한다. “되고자 하면, 된 것처럼 행동하고 말하라”는 것은 부처와 소크라테스의 충고였다. 될 수 있는 사람은 이미 된 사람이다. 이런 점에서 윤석열 후보의 말은 대통령의 격과는 안드로메다만큼의 거리가 있었다.

그는 여당인 상대당 대통령 후보가 ‘토론을 하자!’고 제안해 오자 다음처럼 받았다. “어이가 없습니다. 같잖습니다.” 이런 말은 대통령이라면 하지 않을 말이다. 대통령은 대략 세 종류의 사람들 -첫째 국민, 둘째 행정부의 관료들, 셋째 외국의 원수들-에게 말하는 사람이므로.

당연한 일이겠지만 대통령은 국민에게 이렇게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다. 국가 자체가 국민들이므로, 국가의 대리인일 뿐인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자신의 직원들에게 대통령은 이렇게 말할까? 그는 인사권을 행사한다. 모든 권한과 직위를 일거에 빼앗을 수 있다. 불필요한 말을 왜 하겠는가? 그렇다면 외국의 수장에게 ‘어이없다, 같잖다’고 할 것인가? 우리 주변엔 시진핑, 푸틴, 스가, 김정은 그리고 바이든이 있다. 누구에게 이런 ‘선전포고’를 할 것인가?

DDP_사진 | 유성문 주간

위키백과의 사전적 풀이로 경영은 '조직에 관한 의사결정 행동'이다. “어느 경제단위를 그 설립목적에 부합하도록 의식적으로 계획·유도하고 지휘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공들여 짜놓았던 진영, 외부에서 영입했던 인사들 그리고 제도화돼 이미 한편인 당을 공중분해시켰다. 오직 한 가지 가치, ‘반문재인’ 혹은 ‘정권교체’에만 마음이 맞으면, 아홉 가지 차이 아니 아흔아홉 가지 차이라도 다 받아야한다고 호기롭게 선언하며 결속했던 집단들이었다. ‘매머드 선대위’의 고삐를 잡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대한민국호’라는 거대한 배에 비유하면, 그건 놀이공원 호수의 오리배 같은 것이다. 선대위를 운영해 보는 경험은 ‘성장의 과정’이 아니라 ‘시험’이다. 해온 것을 보면 해갈 것을 아는 법이니까, 그는 이미 탈락했다.

김영민은 그의 칼럼 <생각의 공화국>에서 곰이 인간이 된 비결을 ‘자기통제’라고 말한다. 그게 없어 호랑이는 인간이 되지 못한 것이다. 그 호랑이는 이전의 호랑이로 여전히 살 뿐, 인간이 되고 환웅과 결혼하고 단군을 낳을 자격을 얻지는 못한다. 그 자격은 결심하고 실행한 곰에게로 돌아갔다. 꼭 대통령의 자질이 아니라 평범한 사회인의 자질로서도 기본은 자신에 대한 통제이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그걸 통제해 ‘다르게, 외교적으로, 상대방을 배려하여’ 변형해 낼 수 있는 힘. 그건 통제력의 작은 리트머스 시험지 이전에 기본값이다.

‘朽木不可雕也 糞土之牆不可杇也(후목불가조야 분토지장불가오야)’라 한 건 공자였다. 조각하려 해도 이룰 수 없는 나무, 담장을 칠하려 해도 밀어올려 붙일 수 없는 흙도 있는 법이다. 나무나 흙은 스스로를 모른다. 오직 성찰하는 인간만이 스스로를 볼 수 있다. 윤석열 후보는 이 마지막 단계의 판별법에서 통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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