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초목이야기】구린내

닭 오줌 냄새가 난다는 계요등

홍은기 온투게더 대표 승인 2022.09.21 09:00 의견 0
계요등 Paederia foetida L. 꼭두선이과 계요등속 낙엽 활엽 덩굴나무


오줌 누는 일도 없는데 닭 오줌 냄새가 난다고 하니 닭은 그저 억울할 뿐이다. 닭 계 鷄, 오줌 뇨(요) 尿, 등나무 등 藤을 이름으로 쓰는 계요등이 그렇다. 닭과 같은 조류는 항문과 요도가 합쳐져 있어 똥과 오줌 구분이 없다.

퇴비로 쓰일 때 시큼하고 퀴퀴한 냄새를 풍기는 계분이라고 하면 또 모르겠다. 냄새가 난다지만 실제로는 딱히 그렇지만도 않다. 단지 잎을 비비면 암모니아 냄새가 조금 날 뿐이다. 그래서 구린내를 뜻하는 구렁내덩굴이라고도 부른다. 잎 먹으려 드는 곤충을 내쫓아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하는 계요등의 궁여지책을 너무 폄훼한 것 같다.

계요등 이름이 깜찍한 꽃치고는 고약한 거다. 관 모양으로 작게 피는 흰색 꽃 안쪽에 보라색 반점이 있는 계요등이다. 보라색 반점은 곤충들 눈에 쉽게 뜨이기 위한 이이제이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곤충 입장에서는 병 주고 약 주는 계요등이 얄밉기도 할 법하겠다. 잎 뒷면에 털이 빽빽한 털계요등, 잎이 좁은 좁은잎계요등이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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