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할 권리】가가가음(可歌可吟), 우습다

_고른 치열, 참으로 예뻤을 부귀미인(富貴美人)이여

혜범 작가/원주 송정암 주지 승인 2023.01.30 20:06 | 최종 수정 2023.01.31 06:04 의견 0

우습다. 이 몸이여. 아홉 구멍에서는 항상 더러운 것이 흘러나오고 백 천 가지 부스럼 덩어리를 한 조각 엷은 가죽으로 싸 놓았구나. 가죽 주머니에는 똥이 가득 담기고 피고름 뭉치이므로 냄새나고 더러워 조금도 탐하거나 아까와 할 것이 없다. 더구나 백 년을 몸과 함께한다 해도 숨 한 번에 은혜를 등지고 마는 것을.

모든 업이 이 몸 때문에 생긴 것. 이 몸은 애욕의 근본이므로 그것이 허망한 줄 알게 되면 애욕도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이를 탐착하는 데서 한량없는 허물과 근심 걱정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네 가지 요소(四大), 물 불 흙 바람, 인연으로 이루어진 이 몸에는 주인 될 것이 없으므로 네 가지 원수가 모였다고 하고, 네 가지 은혜를 등지는 것들이므로 네 마리 독사를 기른다고도 한다. 내가 허망함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남의 일로 화도 내고 깔보기도 하며 다른 사람도 또한 허망함을 깨닫지 못해 나로 인해 성내고 깔보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두 귀신, 몸과 마음이 한 송장을 가지고 싸우는 것이나 다를 것 없거늘.

사진 | 유성문 주간

당신이 내게로 왔을 때

당신이 내게로 왔을 때

바람이

구름처럼 외로움을 헤매라 한다.

언덕 위의 높은 산을 떠돌라 한다.

고적(孤寂) 속에 벌거벗고 왔으니

벌거벗고 떠날 것이라고

오르고 떠다니는 것,

꽃들이 필 때를 준비하라 한다.

숨결처럼 주어진 생각으로 흘러흘러

일어날 수 있는 잠재적으로

좋은 미래의 사건을 맞이하라 한다.

불임의 시간, 고난의 날들,

주어진 생각에 정진하라 한다.

몰랐던 기쁨의 감각,

그리고 기쁨으로 가득 찬 내 마음,

바람과 함께 막막함을 춤추라 한다.

​나의 행복도 나의 불행도 모두 내가 지은 것,

빛나는 별처럼 계속

그리고 은하수 위에 반짝반짝,

빛나라 한다.

아무것도 없이 왔으니

아무것도 없이 떠날 것,

산속의 계곡물 따라 내려가 개울물 되라 한다.

호수 옆, 나무 아래, 하루하루를 중히 여겨

바람과 노닐다 설레면 춤추라 한다.

올해도 작년처럼 눈물 나도록 살라 한다.

신나게 춤을 추는 파도가 되라 한다.

우리가 여기서 얻을 것 무엇 있겠는가.

모든 것 여기에만 남겨 두고

몸도 마음도 생겨나서는 사라지는 것,

순간순간을 후회 없이 살라 한다.

당신이 내게로 왔을 때

당신의 감사, 기도하라 한다.

당신의 사랑은 내게 소중한

가장 큰 선물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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