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Life and Death of Democracy(민주주의의 삶과 죽음, 2009)>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으로 시드니대학교 정치학 교수인 John Keane(존 킨, 1949~ )은 본서에서 민주주의의 이상과 제도가 서구의 전통이라는 통설에 맞서 아테네, 오리엔트, 미국, 라틴아메리카, 유럽, 인도, 중국 등의 민주주의를 시간적·공간적으로 재구성하여 탐색하는 <민주주의 세계사>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It harbours not a few surprise, including the certainty—this book shows for the first time—that it was not a Greek invention. The belief that democracy is or could be a universal Western value, a gift of Europe to the World, dies hard. --P.x
이 책에서 처음으로 민주주의가 그리스의 발명이 아니라는 확실함을 포함하여 여러 놀라움을 담고 있다. 민주주의가 보편적인 서양 가치이고 세계에게 준 유럽의 선물이라는 믿음은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Democracy values and institutions are never set in stone; even the meaning of democracy changes through time. This point is fundamental to The Life and Death of Democracy, which singles out three overlapping epochs in which democracy, considered both as a way of deciding thing and as a whole way of life has so far developed. --P.xxi
민주주의의 가치와 제도는 돌에 새겨진 글자처럼 결코 확정되지 않는다. 민주주의의 의미조차도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 이 점이 <민주주의의 삶과 죽음>의 핵심이다. 본서는 민주주의가 사물을 결정하는 방식이자 총체적 삶의 방식으로 간주되며, 지금까지 발전해 온 세 가지 겹치는 시대를 선정한다.
Democracy was not the child of Athenian genius, military fortitude or simple good fortune. Its beginnings in that city rather illustrate an inconvenient truth: that except for a tiny handful of cases, democracy has never been built democratically. Historical records show that its invention does not happen overnight, and that it has causes and causes. --P.4
민주주의는 아테네의 천재성과 군사적 용맹, 혹은 단순한 행운으로 탄생한 자식이 아니다. 아테네에서 민주주의의 시작은 오히려 불편한 진실을 드러낸다. 극소수 예외를 제외하고 민주주의는 원래 민주적으로 건설된 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역사적인 기록들은 민주주의의 발명이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것이 아니며, 다양한 원인과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Easily the most remarkable was the birth, on the front line of European opposition to Islam, of a new institution never before seen on the face of the earth: a parliament of representatives of diverse social interests. The newcomer was a gift of Islam to the modern wold, and it was to force a fundamental redefinition of democracy. It appeared suddenly during the twelfth century. --P.155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이슬람에게 유럽이 대치하는 최전선에서 지구상에 전에는 결코 나타난 적이 없던 새로운 제도의 탄생이었다. 다양한 사회적 이해관계를 대표하는 의회의 탄생이다. 새로운 제도인 의회는 근대 세계에 준 이슬람의 선물이며, 민주주의의 근본적 재정의를 강요하는 것이었다. 의회는 12세기에 갑자기 출현하였다.
Representative democracy was in fact the child of bitter power conflicts, many of them fought in opposition to ruling princes, churchmen, landowners or imperial monarchies, often in the name of ‘the people’. Struggles in support of ‘the people’ produced great strife during the second age of democracy. --P.167
대의민주주의는 사실 치열한 권력투쟁의 산물이다. 이들의 대다수가 종종 ‘민중’의 이름으로 지배하는 군주, 교회성직자, 지주, 또는 제국군주제에 반대하며 투쟁했다. ‘민중’을 지지하는 투쟁은 두 번째 민주주의 시대 동안에 수많은 분쟁을 일으켰다.
The execution of CharlesⅠwas the dramatic ending of a long phase in the history of representative government. Not only did it give a public voice to pedlars, bakers, apothecaries, farmers and simple servants, it signalled the fact that the spectre of political equality—of democracy—would hereafter haunt representative government. --P.271
찰스1세의 처형은 대의정부의 역사에서 긴 국면의 극적인 종말이었다. 이는 행상, 제빵사, 약제판매상, 농부, 미천한 하인에게 발언권을 주었을 뿐 아니라 그 이후 정치적 평등—민주주의—의 유령이 대의정부를 따라다니게 된 사실을 말해 준다.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was easily the most promising representative democracy of the nineteenth and early twentieth centuries. The country witnessed the rise of the world’s first political party system, the first peaceful handover of government from one party to another and the first grassroots political party calling itself democratic. --P.359
미국은 19세기와 초기 20세기의 가장 유망한 대의민주주의 국가였다. 미국은 세계 최초의 정당제도의 발흥, 최초의 한 정당에서 다른 정당으로 정부의 평화스런 이양, 스스로 민주적이라 부르는 최초의 풀뿌리 정당을 목격했다.
The history of democracy is punctuated by big surprises, but none so fantastic as the escape of democratic ideals and institutions from under the rubble left by two global wars, dictatorship and totalitarianism. The breakout first happened in the Indian subcontinent, in the late 1940s. --P.583
민주주의 역사는 아주 놀라운 사건으로 방점을 찍지만, 가장 환상적인 것은 민주주의 이상과 제도가 두 번의 세계대전과 독재 및 전체주의가 남긴 잔해 아래서의 탈출이었다. 처음 탈출은 1940년대 후반에 인도 아대륙에서 일어났다.
Bolshevism and Stalinism in Russia, fascism in Italy, fascism in Germany and military imperalism in Japan were effectively twisted and perverted mutations of democracy, understood as popular sovereignity. --P.729
러시아의 볼셰비즘과 스탈린주의, 이탈리아의 파시즘, 독일의 나치즘, 일본의 군사적 제국주의는 인민주권으로 이해한 민주주의 체제를 효과적으로 왜곡하고 곡해한 변종이었다.
Democracy provides plenty of room for people to respect and admire authorities, and to show courtest and respect for each other, in an astonishing variety of ways. --P.856
민주주의는 놀라운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이 권위를 존중하고 칭송할 수 있도록 하며, 서로에게 예의와 존경을 표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제공한다.
One of the unavoidablelessons to be learned from the history of democracy is that, when compared with many different types of earthly regimes, democracy is utterly unique. --P.865
민주주의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여러 가지 피할 수 없는 교훈 가운데 하나는 지구상의 수많은 다른 체제와 비교할 때 민주주의가 완벽하게 독특하다는 점이다.
Democracy is always on the move. It is not a finished performance, only a set of actions that are always in rehearsal. --P.867
민주주의는 항상 움직인다. 민주주의는 완성된 공연이 아니고, 항상 리허설 중인 일련의 행동일 뿐이다.
Democracy is a powerful remedy for insolence. Its purpose is to stop people getting screwed. Democracy is a good weapon for publicly exposing corruption and arrogance, false beliefs and blind spots, bad decisions and hurtful acts. --P.867
민주주의는 오만을 치료하는 강력한 치료제이다. 민주주의의 목적은 사람이 비틀어지는 것을 막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부정부패, 오만, 잘못된 믿음, 맹점, 잘못된 결정, 해악한 행동을 공개적 폭로하는 데 유용한 무기다.
◆ <Democracy Rules(민주주의 규칙들, 2021)>
독일 출신으로 미국 프린스턴대학ry에서 정치이론과 사상을 가르치는 Jan-Werner Mūller(안-베르너 뮐러, 1970~ ) 교수는 민주주의 본질을 논하며 가짜 민주주의를 밝혀서 민주주의가 여전히 유효한 이유를 밝히고 있다.
A conventional answer is that democracy can be justified only with an appeal to the principles of freedom and equality. A rule like “ majority decides” isn’t good because it produces the best results or is most efficient; it’s right because it reflects respect for citizen’s equality, and it takes the form of counting every individual vote. --P.xiii
전통적인 답변은 민주주의는 자유와 평등의 원칙에 호소해야만 정당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수결 결정’과 같은 규칙이 그것이 최상의 결과를 산출하거나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에 좋은 것이 아니다. 다수결이 옳은 것은 시민의 평등에 대한 존중을 반영하고, 모든 개인의 투표를 계산하는 형태를 취하기 때문이다.
Populist always claim to unify the people or simply uncover the unity that is always already there, but their de facto political business model is to divide citizens as much as possible. --P.7
포퓰리스트는 항상 국민을 통합시키거나 사회가 이미 존재하는 통합을 드러낸다고 주장하지만, 이들의 실제 정치적 사업 모델은 시민들을 최대한 분열시키는 것이다.
Elections do not just serve the purpose of getting rid of bad rulers peacefully, as conventional wisdom has it; they also allow citizens to exercise a large capacity for choice, to say and do something by making use of fundamental political rights such as free speech and assembly. --P.46
선거는 전통적 지혜가 가르치듯이 단지 나쁜 통치자를 평화롭게 제거하기 위한 목적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선거는 시민에게 언론과 집회의 자유와 같은 근본적인 권리를 활용해 무언가를 말하고 행동하기 위한 많은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한다.
Elections are a procedure to generate collectively binding decisions for a policy. Of course, there are other ways of producing such decisions: “only the dictator decides” is also a rule. --P.58
선거는 정책에 대해 집단적인 구속력을 가진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다. 물론 다른 방식으로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오직 독재자만의 결정”도 역시 하나의 규칙이다.
What democracy requires is public debate, not information. Of course it needa information too, but the kind of information it needs can be generated only by vigorous popular debate. --P.101
민주주의가 필요한 것은 정보가 아니라 공개토론이다. 물론 정보도 필요하지만 민주주의가 필요로 하는 정보는 오직 활발한 대중토론을 통해서 생성될 수 있다.
DEMOCRACY IS BASED on equality and freedom. These two principles are in tension with each other. Freedom—especially combined with unequal resources—can entrenched or even steadily exacerbate political inequality, but without freedom there is also no way to fight back against such undermining of inequality. --P.160
‘민주주의’는 평등과 자유에 ‘기반’을 둔다. 이 두 가지 원칙은 서로 갈등하는 관계다. 자유—특히 불평등한 자원과 결합하여—는 불평등을 고착화하거나 꾸준히 악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자유가 없다면 이 같은 불평등의 악화에 맞서 싸울 방법도 없다.
Democracy requires rules: these simultaneously enable and constrain. In a representative democracy, they institutionalize uncertainty. --P.181
민주주의에는 규칙이 필요하다. 이러한 규칙은 민주주의를 가능케 하는 동시에 제한하기도 한다. 대의민주주의에서 규칙은 불확실성을 제도화한다.
Democracy, after all, is not about trust(be it in individual or institutions); it’s about effort. --P.185
결국 민주주의는 신뢰—개인에 관한 것이든, 기관에 관한 것이든—의 문제가 아니다. 노력의 문제다.
Political equality is a basic goal of democracy, and the degree of political equality is therefore an important indicator of democratic quality. Political equality is difficult to measure directly, but economic equality can serve as a valid proxy, since political equality is more likely to prevail in the absence of great economic inequalities. --P.282
정치적 평등은 민주주의의 기본적 목표이므로, 정치적 평등 정도는 민주주의의 질에 중요한 지표이다. 정치적 평등은 직접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우나, 정치적 평등이 상당한 경제적 불평등의 부재 속에서 우세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 평등은 유효한 대리로 역할을 할 수 있다.
◆ <Crises of Democracy(민주주의 위기, 2022)>
폴란드 출신으로 미국 뉴욕대학교 정치학 교수인 Adam Przeworski(아담 쉐보르스키, 1940~ )는 민주주의에 관련한 저서로 <민주주의와 시장>, <지속가능한 민주주의> 등을 저술했다. 본서는 민주주의가 직면한 위기를 과거, 현재, 미래로 조명한다.
Yet the greatest danger we face is not to democracy but to humanity, namely, that unless we do something drastic now, immediately, our children will be baked or flooded. If this danger materializes, all our concern about democracy will become moot. --P.xii
그러나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인류에 대한 것이다. 즉, 지금 당장 과감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이 기후변화로 구워지거나 범람의 위기에 처할 것이다. 이런 위험이 현실화되면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의 모든 우려는 가치가 없다.
The view of democracy I adopt is “minimalist” and “electoralist”: democracy is a political arrangement in which people select governments through elections and have a reasonable possibility of removing incumbent governments they do not like. --P.5
내가 채택하는 민주주의의 관점은 ‘최소주의자’와 ‘선거주의자’이다. 민주주의는 사람들이 선거를 통해 정부를 선택하고, 그들이 좋아하지 않는 현 정부를 물러나게 하는 합리적인 가능성을 갖는 정치적 장치이다.
To put it succinctly, democracy works when political conflicts are processed in liberty and civil peace. --P.8
간단히 말해서, 민주주의는 정치적 갈등이 자유와 시민의 평화 속에서 처리될 때 작동한다.
To govern effectively, governments must satisfy a majority yet not ignore the views of intense minorities. When conflicts are intense and a society is highly polarized, finding policies acceptable to all major political forces is difficult and may be impossible. --P.9
효과적인 통치를 위해 정부는 다수를 만족시켜야 하지만, 강력한 소수의 견해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갈등이 심하고 사회가 극도로 양극화될 때 모든 주요 정치 세력이 수용할 수 있는 정책을 찾는 것이 어렵고 불가능할 수 있다.
The first lesson we are learning from recent experience is that democracies do not contain institutional mechanisms that safeguard them from being subverted by duly elected governments observing constitutional norms. --P.176
최근 경험에서 우리가 배우는 첫 번째 교훈은 민주주의가 헌법 규범을 준수하는 정식으로 선출된 정부에 의해 전복되는 것을 방지하는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 민주주의는 최고의 통치형태이나 취약한 제도이다
민주주의는 신분과 계급이 세습되지 않고 누구나 평등하게 국민의 대표가 될 수 있는 기회와 권리를 가질 수 있는 것과, 정규적인 선거를 통해 자원을 배분하고 권력을 통제하거나 정부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자 핵심 사상이다. 현대사회는 경제, 지역, 종교, 인종, 이념 등 다양한 형태의 갈등이 존재하며, 정당에서 일부러 갈등을 조작하기도 한다. 이러한 갈등도 선거를 통해 해소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이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과거의 역사에서 보듯이 포퓰리스트나 정치선동가 등에 의해 전제주의나 권위주의 등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어 국민을 억압하거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구조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파괴되지 않도록 국민의 감시와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것이다.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신자유주의의 영향으로 확대된 세계화는 절대빈곤에서 인류를 구원했으나 빈부격차라는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특히 한국은 ‘2022년 세계불평등지수’에 의하면 자산 불평등이 상위 10%가 하위 50%보다 52배가 많아서 빈부의 양극화가 심각하다.
한국의 정당은 이념적 가치로 창당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나 유력 정치인 중심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정책적 대결보다는 뿌리 깊은 지역주의나 자기편 가르기의 이분법적 사고가 지배하고 국민과의 소통 부재 등으로 정당 민주주의가 취약하다.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갈등의 치유를 위해 정치적 타협과 상호 관용을 모르는 정치상황에서 민주주의는 언제나 무너질 수 있다.
인간은 자신의 가장 소중한 가치를 상실하고야 깨닫게 되는 어리석은 실수를 반복한다. 현대 사회에서 민주주의보다 소중한 가치는 없다. 평생을 통해 선거 투표를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하는 사람(국가)도 많다. 민주주의의 보호와 발전은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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