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초목이야기】 네 시

'여자화'라고도 불리는 분꽃의 영어 이름은 4 O'clock

홍은기 온투게더 대표 승인 2021.09.24 09:52 | 최종 수정 2021.09.28 14:31 의견 0
분꽃 Mirabilis jalapa L., 1753. 분꽃과 분꽃속 한해 또는 여러해살이풀


4 O'clock, 꽃 이름에 시간이 들어 가있다. 분꽃의 영어 이름이다. 까만 열매로 하얀 가루를 내서 얼굴에 뽀얗게 발라 여자화라고도 불리는 분꽃인데, 영어권에서는 우리와 달리 시계처럼 봐 왔나 보다. 학명을 도입한 린네는 꽃 피는 시간 기준으로 꽃 시계를 만들기도 했다.

분꽃은 오후 4시경 꽃이 피고 새벽에 오므리니 밤의 꽃이다. 나팔꽃은 아침에 꽃이 피는 모닝 글로리(morning glory)로 낮의 꽃이 된다. 빛의 양에 따라 반응하는 현상으로 이를 감광성(感光性)이라고 한다.

17세기쯤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분꽃은 남미 페루가 원산이다. 따뜻한 원산지에서는 여러해살이풀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을 나지 못해서 한해살이풀이 되었다. 역시나 빛의 양에 민감한 모양이다.

분꽃의 꽃 색깔은 분홍, 노랑, 하양 등 다양할 뿐 아니라 한데 뒤섞이기까지 한다. 불완전 우성을 나타내는 중간유전 때문이다. 분홍색 분꽃을 심었지만 노란색으로 만날 수도 있다. 멘델의 유전 법칙까지 소환하고 보니 오랜만에 생물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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