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로 세상읽기】서양 사회를 형성한 기독교의 본질과 역사

김위영 산업번역 크리덴셜 대표 승인 2022.08.01 09:00 의견 0

The God of the Old Testament is arguably the most unpleasant character in all fiction: jealous and proud of it; a petty, unjust, unforgiving, control-freak; a vindictive, bloodthirsty ethnic cleanser; a misogynistic, homophobic, racist, infanticidal, genocidal, filicidal, pestilential, megalomaniacal, sadomasochistic, capriciously malevolent bully. --Richard Dawkins, The God delusion, P51

구약성서의 신은 모든 소설에서 가장 불쾌한 주인공이다. 시기하고 거만하며, 쩨쩨하고 불공평하며, 용납을 모르는 지배욕을 지닌 존재, 복수심에 불타고, 피에 굶주린 인종청소자, 여성을 혐오하고, 동성애자를 증오하고, 인종을 차별하고, 대량학살을 자행하고, 어린 자식들을 죽이고, 전염병을 퍼뜨리고, 과대망상증에, 가학피학성 변태성욕에, 변덕스럽고 심술궂은 난폭자로 나온다. -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 중에서

19세기 독일의 저명한 법학자 예링은 <로마법의 정신>에서 로마는 군사력, 기독교, 로마법으로 세계를 세 번 제패했다고 했다. 유대인의 유일신이었던 기독교가 313년 로마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에 의해 밀라노 칙령으로 공인되고, 그 이후 테오도시우스 1세의 의해 국교로 인정되었으며, 로마에 의해 기독교가 강요되면서 기독교가 전 세계로 확산되어 서양세계를 형성하는 기반이 되었다.

영국의 역사가 기번은 <로마제국의 쇠망사>에서 로마는 기독교로 인해 강인함을 잃어버리고 유약하게 되었고, 내세지향적인 기독교가 로마인들이 현실감각을 잃어버리게 했고, 기독교 윤리가 사회로 흡수되면서 건전한 시민윤리가 멸종된 것을 로마 멸망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기독교를 이해하지 않고는 서양의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서양은 기독교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기독교는 로마시대와 중세와 근세를 거쳐 지금까지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종교이다.

◆ 기독교의 본질은 인간 심성의 본질이며, 소외된 인간의 해방이다

_<The Essence of Christianity(기독교의 본질, 1841)>

독일의 유물론자인 Feuerbach(포이어바흐, 1804~1872)가 1841년에 출판한 책이다. 기독교의 본질을 통해 기독교의 실체를 철저히 분석하여 무엇이 허상이고 실상인지를 밝히고 있기 때문에 기독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꼭 읽어볼 가치가 있는 명저이다. 그는 하늘의 신을 지상으로 끌어내려 인간화했으며, 사람이 자신이 만든 신에게 노예가 되어 자아를 상실한 채 인간이 소외되었다고 본다. 종교적인 소외로부터 해방된 인간의 실현을 통해 인간성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Religion is the dream of the human mind. But even in dreams we do not find ourselves in emptiness or in heaven, but on earth, in the realm of reality. -Pxxxix

종교는 인간 정신의 꿈이다. 그러나 우리는 꿈속에서 조차도 무(無) 또는 하늘나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상에, 곧 현실성의 영역에 있다.

Consciousness of God is self-consciousness, knowledge of God is self-knowledge. By his God thou knowest the man, and by the man his God; the two are identical. Whatever is God to a man, that is his heart and soul; and conversely, God is the manifested inward nature, the expressed self of a man - religion the solema unveiling of a man's hidden treasures, the revelation of his intimate thoughts, the open confession of his love secrets. --P13

신에 대한 의식은 인간의 자의식이며, 신의 인식은 인간의 자기인식이다. 그대는 신으로부터 인간을 인식하며, 그리고 인간으로부터 신을 인식한다. 인간과 신은 동일하다. 인간에게 신인 것은 인간의 정신이고 영혼이다. 역으로, 신은 인간의 내면이 나타난 것이며, 인간 자체가 표현된 것이다. 종교는 인간의 숨겨진 보물을 장엄하게 밝히는 것이며, 인간의 가장 내적인 사상을 밝히는 것이며, 사랑의 비밀을 공공연하게 고백하는 것이다.

Religion is the disuniting of man from himself; he sets God before him as the antithesis of himself. God is not what man is - man is not what God is. God is the infinite, man the finite being; God almighty, man weak; God holy, man sinful, God and man are extremes: God is the absolutely, the sum of all realities; man the absolutely negative, comprehending all negations. --P33

종교는 인간의 자기분열이다. 인간은 신을 인간에 대립하는 존재로 정립한다. 인간이 아닌 것이 신이고, 신이 아닌 것이 인간이다. 신은 무한한 존재이며,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다. 신은 완전하며, 인간은 불완전하다. 신은 영원하며, 인간은 유한하다. 신은 전능하며, 인간은 유약하다. 신은 성스러우며, 인간은 죄가 많다. 신과 인간은 양극이다. 신은 궁극적이며 모든 실재성의 총체이고, 인간은 완전히 부정적이며 모든 부정의 총체이다.

The fundamental dogmas of Christianity are realised wishes of the heart; --the essence of Christianity is the essence of human feeling. --P140

기독교의 근본 교리는 마음의 소원이 충족된 것이며 기독교의 본질은 인간 감정의 본질이다.

Love to man must be no derivative love; it must be original. If human nature is the highest nature to man, then practically also the highest and first law must be the love of man to man. Home homini Deus est. --P271

인간에 대한 사랑은 근원적인 사랑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오직 그때만 사랑은 참되고 신성하며 신뢰할 만한 힘이 된다. 인간의 본질이 인간 최고의 본질이라면 그때에는 실천적으로 그 본질이 최고이며, 제1법칙은 인간에 대한 인간의 사랑이 되어야 한다. 인간은 인간에게 신이다.

The reduction of the extrahuman, supernatural, and antirational nature of God to the natural, immanent, inborn nature of man, is therefore the liberation of Protestantism, of Christianity in general, from its fundamental contradiction, the reduction of it to its truth, --the result, the necessary, irrepressible, irrefragable result of Christianity. --P339

인간 외적이고 초자연적이며 반이성적인 신의 본질을 자연적이고 내재적이며 인간의 본질로 환원시키는 것이 바로 개신교와 기독교 일반을 그 모순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며, 그것을 진리로 환원시키는 것이다. 그런 결과가 곧 필연적이고 거부될 수 없으며, 억압될 수 없고 되돌려질 수 없는 기독교의 결과이다.

◆ 기독교는 인류의 흥망성쇠와 함께한 종교이다

_<A History of Christianity(기독교의 역사, 1976)>

영국 출신으로 세계적인 석학의 반열에 있는 역사학자 Paul Johnson(폴 존슨, 1928~ )은 다양한 방면의 여러 저서를 출간했다. <모던 타임스>, <영웅들>, <근대의 탄생>, <미국인의 역사>등 많은 저서가 베스트셀러였다. 저자는 20여 년의 연구 끝에 나온 본서를 통해 2000년 기독교의 역사를 조명하며 기독교의 빛과 그림자를 추적한다. 단권 저작으로서는 가장 냉철하면서도 포괄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 책으로 손꼽힌다.

How these Christians love one other! And he adds that the funds which financed their charities were essentially voluntary. Every man once a month brings some modest coin, or whenever he wishes and only if he does wish, and if he can - for nobody is compelled. And the funds were spend not on banquets and drinking parties but to feed the poor and bury them. --P75

기독교인들은 서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기독교인들은 원할 때마다, 그리고 자신의 자선행위를 지원하는 자금에 보태는 것은 완전히 자발적이었다. 모든 사람이 한 달에 한 번 얼마간 동전을 가져 왔다. 어느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자금은 축제나 술 마시는 파티에 사용된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고, 그들의 장례를 치르는 데 사용했다.

The strength of clericalism varied greatly in Protestant countries, but it was everywhere weaker than in Catholic ones. Hence it was in Protestant societies that capitalism first took strong root. --P317

성직주의의 힘은 프로테스탄트 국가에서 많이 달라졌으나, 가톨릭 국가들보다 어디서나 약했다. 그럼으로 자본주의가 강하게 뿌리를 내린 것은 프로테스탄트 국가였다.

It was, from the beginning, universalist in its scope and aim. St Paul, by giving it an internationalist thought-structure, made it a religion of all races; Origen expanded its metaphysics into a philosophy of life which won the respect of the intellectuals while remaining the enthusiasm of masses, and so made Christianity classless as well as ubiquitous. --P515

기독교는 처음부터 그 범위와 목표에서 보편주의자였다. 사도 바울은 세계주의자적인 사고체계를 구축하여 모든 민족의 종교로 만들었다. 오리게네스는 기독교의 형이상학을 지식인들의 존경을 받고 대중의 열망에 부응하는 삶의 철학으로 확대했다. 그리하여 기독교는 계급이 없고 보편적인 종교가 되었다.

Europe was a Christian creation not only in essence but in minute detail. And therein lay Europe's unique strength, for Christianity proved a machless combination of spirituality and dynamism. It offered answers to metaphysical questions, it provided opportunities and frames of reference for the contemplative, the mystic and the devout. --P515

유럽은 본질적으로나 아주 상세하게 기독교가 만든 사회였다. 바로 여기에 유럽의 독특한 힘이 있다. 왜냐하면 기독교는 영성과 역동성의 탁월한 결합이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형이상학적 문제에 해답을 제공하고 사색가, 신비가, 경건한 사람들에게 기회와 기준틀을 주었다.

The nature of Christianity gave Europe a flexible framework of intellectual and moral concepts, and enabled it to accommodate itself to economic and technological change, and seize each new opportunity as it arose. So Europe expanded into the western-dominated society of the twentieth century. --P516

기독교의 본질은 유럽에 지적이고 도덕적 개념에 대한 유연한 바탕을 제공했으며, 경제 및 기술적 변화에 자체적으로 적응할 수 있었고, 새로운 기회가 나타나면 사로잡았다. 그리하여 유럽은 20세기 서양 지배적인 사회로 확대되었다.

Christianity has not made man secure or happy or even dignified. But it supplies a hope. It is a civilizing agent. --P517

기독교는 인류를 안전하거나 행복하게 혹은 위엄 있게 만들지 못했다. 그러나 희망을 제공했다. 이는 세상을 문명화하는 동인이다.

◆ 기독교는 서양의 세계관을 지배했다

_<Dominion(도미니언, 2019)>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역사작가인 Tom Holland(톰 홀랜드, 1958~ )는 신과 인간의 2500년 연대기를 통해 모순과 역설이 가득 찬 기독교가 서구사회와 서양인의 세계관을 지배하는 과정을 추적한다.

The faith is at once the most enduring legacy of classical antiquity, and the index of its utter transformation. Formed of a great confluence of traditions--Persian and Jewish, Greek and Roman -- it has long survived the collapse of the empire from which it first emerged, to become, in the words of one Jewish scholar, 'the most powerful of hegemonic cultural systems in the history of the world'. --Pxxii

신앙은 고전고대(classical antiquity)의 가장 지속적인 유산이자, 그 시대의 완전한 변모의 지표이다. 페르시아, 유대, 그리스, 로마 등 여러 전통을 하나로 취합하여 형성된 기독교는 그 신앙을 처음 배출한 제국의 붕괴 이후에도 살아남았고, 한 유대인 학자의 말에 의하면, “세계사에서 가장 강력한 패권적(覇權的) 문화체제”가 되었다.

A century after Caracalla’s grant of citizenship to the entire Roman world, Constantine had hit upon a momentous discovery: that the surest way to join a people as one was to unite them not in common rituals, but in a common belief. --P15

카라칼라가 전체 로마의 시민들에게 시민권을 보장한 지 100년 뒤, 콘스탄티누스는 획기적인 발견을 했다.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공동의 의례가 아니라 공통의 믿음으로 통합하는 것이었다.

It was consent, not coercion, that constituted the only proper foundation of a marriage. The Church, by pledging itself to this conviction, and putting it into law, was treading on the toes of patriarchs everywhere. Here was a development pregnant with implications for the future. Opening up before the Christian people was the path to a radical new conception of marriage. --P267

결혼의 유일한 기반은 강요가 아니라 합의였다. 교회는 이러한 확신을 맹세했고, 그것을 교회법으로 제정함으로써 세상 어디에서나 가부장들의 발등을 밟았다. 이것은 미래에 큰 파급효과를 일으키게 될 아주 의미심장한 사태 발전이었다. 기독교 신자들 앞에는 완전히 새로운 결혼관으로 가는 길이 열렸다.

Crucifixion was not merely a punishment. It was a means to achieving dominance: a dominance felt as a dread in the guts of the subdued. Terror of power was the index of power. That was how it had always been, and always would be. It was the way of the world. --P525

십자가형은 단순한 처벌이 아니었다. 그것은 지배권을 성취하는 수단이었다. 그것은 정복된 자들이 마음속에 두려워하는 도미니언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권력의 공포는 권력의 지표였다. 공포는 권력이 늘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럴 것임을 보여주었다. 그것이 세상의 방식이었다.

◆ 기독교는 인류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인간을 위한 종교이다

기독교는 유대교의 유일신 사상에서 출발했으나 예수의 십자가 죽음 이후로 The Apostle paul(사도 바울)에 의한 부활과 내세에 대한 새로운 성격의 해석과 선교의 확장으로 크게 융성하게 되었다. 마침내 로마제국의 국교로 공인되어 전 세계로 교세가 확장되었고, 기독교의 교리와 사상이 일반 생활을 지배하기에 이른다. 유대교가 초기부터 여러 종파로 분리되었고, 로마가톨릭, 그리스정교, 이슬람종교 등으로 변형되었다. 중세의 종교적 질곡에 대한 반발로 루터의 개혁을 거쳐 Protestanism(개신교)이 탄생되었고, 세속적이며 물질주의와 자본주의가 맹아하게 되었다.

기독교로 인해 10여 차례에 거친 십자군전쟁, 독일에서 일어난 30년전쟁 등을 치렀다. 기독교는 사회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변혁을 끊임없이 추진하였고, 그리스 철학, 스토아철학, 영지주의, 이원론 등 다양한 영향을 받아 성경(교리)의 해석을 변화시켜 왔다. 한국 기독교도 초기에 도교(道敎, Taoism)의 영향을 받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새벽기도를 하고 있다. 이는 불교가 민중의 산신(山神)사상을 받아들여 사찰에 산신각을 세운 것과 같은 이치이다.

결국 서양에서 기독교 복음이 새로운 문화창조의 힘인 동시에 역사 변혁의 에너지를 제공하는 엄청난 하나님의 선물이었다. 지금도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내세에 대한 호기심을 제공해주는 기독교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안을 주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의 기독교가 Paul Christianity(바울교)를 극복하고 21세기를 지향하는 다양한 사상과 견해를 포용하는 열린 신앙으로 변환되어야 할 필요성은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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